사방이, 앞뒤가, 산등성이도 개울가도 담장 밑에도 가로수 아래 화단들도 온통 붉다. 불갑사의 꽃무릇 사진을 찍기 위해 영광군에 있는 불갑산 불갑사에 초행길을 나선 길이다.
동료들과 새벽 4시에 출발하여 88고속도로를 타고 날았다. 서울 가는 것보다 시간이 더 걸렸고 더 먼 것 같다. 자그마치 4시간. 고창군의 선운사는 여러 번 갔었지만 불갑사는 처음길이라 설렌다.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도 한산하다.
빈속을 떡이랑 두유, 삶은 계란으로 채우고 물 한 컵 마시고나니 처음길이라 서툴러서 불안했던 마음도 가셨다. 천천히 안내 표지판을 훑어 본 후 카메라 세팅을 한다. 삼각대를 들고 가다가 거추장스러워 차에 도로 갖다 두었다. 주위를 둘러본다. 어쩜 이리도 붉을까, 붉은 융단을 펼쳐 깔아 놓은 듯 봄 진달래 만발한 산야는 잽도 아니다. 군데군데 바위와 어우러져 있는 특유한 풍광은 황홀하다. 보이는대로 찍고, 좋아서 찍고, 예뻐서 찍고, 흥겨워 찍으며 셔터를 눌러댄다. 찰칵, 찰칵, 찰칵, 셔터소리도 경쾌하다. 이 소리에 피곤함도 멀리 물러선다. 좋은 사진은 나오면 좋고 안 나와도 좋다. 지금 당장 내가 즐거운데 또 무얼 바라랴. 거기에 좋은 사진을 건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산문도 웅장한데 두 개의 나무기둥이 특이하다. 나무둥치의 곁가지 붙은 채로 기둥이되어 지붕을 받들고 있다. 산문에 삼배 드리고 넓은 주차장을 뒤로하고 개울을 끼고 고불고불 오솔길로 들어선다. 상사화의 전설 이란 알림판이 군데군데 세워져 있다. 꽃말은 이미 알고 있지만 자세히 읽어보는 맛도 새롭다. 읽으면서 수년전에 방영한 적이 있는 상사화라는 연속극의 노래가사가 떠올라 흥얼거려도 보았다..
'잎은 지고 꽃이 피는 상사화 같이 만날 길 아득하여 상사화 피네
불러도 소리쳐도 대답은 없고 애달픈 메아리만 나를 울리네.'
우리 집 화단에도 동백나무 밑 그늘에 상사화 한 무리가 있다. 활짝 피어서 사진을 찍어보며 즐겼는데 이 많은 꽃대를 대하니 그것은 새발의 피였다.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바위를 둘러싸고 무리지어 핀 꽃이며 응달에도 봉오리를 매달고 콩나물시루 같이 가냘프게 촘촘하다. 이렇게 가꾸느라 애쓴 손놀림의 노고가 눈에 훤하다. 등산객들을 태운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한 무리 두 무리의 비싼 아웃도어를 걸친 젊은 무리들이 엉덩이도 탱글탱글하게 꽉 낀 바지에 산뜻한 윗도리를 걸치고 왁자지껄 다가온다.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꽃을 사랑합시다,’ ‘꽃무릇을 보호합시다.’라는 팻말이 보이지 않는지 차례로 줄을 서가며 꽃밭 속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나온다. 곁에 있다가는 사진기를 든 나를 보고 화단 안에 들어가서 망가뜨렸다는 누명을 듣기 십상이다. 얼른자리를 피한다.
어흥! 어흥! 산골짜기에서 찌렁찌렁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호랑이 굴이 있고 굴에서 나온 호랑이가. 꽃밭등성이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흡사 살아있는 호랑이 같고 어디서 나는지 소리도 우렁차다. 일제 때 이곳 산에서 잡은 호랑이를 일본인이 비싼 돈을 주고 사가서 박제를 만들었는데 그 박제모형을 본떠서 만든 호랑이 모조품이란다. 아래에서 치보며 호랑이를 배치하고 찍으니 흡사 굴에서 어정어정 나와서 산등성이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절 뒤뜰 앞뜰 빈터 어디 없이 꽃무릇천지다. 절 뒤 곁에 다다른다. 빨래 줄에 늘어둔 스님들 옷 빨래가 정갈하다. 공양 간에서 일하는 분이 간장 통을 들고 장독대로 간다.
“보살님 절의 간장 맛 좀 봐요.” 3년 묵은 간장이라 색이 깜다. 새끼손가락에 찍어 맛을 본다. 짜고 달다. 몇 발짝 물러서서 빨래 줄에 펄렁대는 스님 옷들과 간장을 떠 담는 아주머니를 넣고 사진을 한 컷 했다. 정다운 정경이다. 뚜껑을 여닫는 장면도 찍고 쪽박으로 조르르 퍼 담는 모습도 얼른 찍었다. 미리보기단추를 눌러서보니 색다르고 정겹다. 못 둑 위로 올라갔다. 불갑사저수지도 있어서 한 바퀴 돌 요량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못가 기슭에 상사화무리가 못물에 반사 되어 참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서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는 노부부를 본다. 잡다한 일상을 떠나 이 불갑사 꽃 무릇을 즐기며 내일을 위한 힐링을 하나보다. 나도 잠시 앉았다. 물위에 비친 꽃 반영이 참 좋다. 찰각찰각 서너 번 가볍게 눌린다. 사진하는 이들에게 이소리가 매력이다. 어디서 외국 곡의 음악이 들리고 간혹 우리가요 트로트 도 육성과 기타소리로 동반하여 쩌렁쩌렁 울린다. 한곡 끝날 때 마다 박수소리도 요란하다. 남은 김밥과 음료수를 점심으로 먹는다. 가까이 다가가니 지칠 줄 모르고 노래를 이어가는 스님 표정의 폭도 넓다. 나뭇가지 자락에 무성스님불우이웃돕기 작은 음악회라는 알림판과 방송출연경력도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금 아래쪽에 2014영광상사화축제 시·수필 인터넷공모전 현수막도 있다. 내 뇌리에 붉게 각인된 상사화 붉은 무리를 글로 써 보자라는 생각이 든다. 메모지를 꺼낸다.
우리 집 화단에도 동백나무 밑과 한쪽 돌장식 그늘에 상사화 한 무리가 있다. 활짝 피어서 사진을 찍어보며 즐겼는데 이 많은 꽃대를 대하니 그것은 새발의 피였다.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바위를 둘러싸고 무리지어 핀 꽃이며 응달에도 봉오리를 매달고 콩나물시루 같이 가냘프게 촘촘하다. 이렇게 가꾸느라 관계자들의 애쓴 손놀림의 노고가 눈에 훤하다.
등산객들을 태운관광버스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한 무리 두 무리의 비싼 아웃도어를 걸친 젊은 무리들이 엉덩이도 탱글탱글하게 꽉 낀 바지에 산뜻한 윗도리를 걸치고 왁자지껄 다가온다.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꽃을 사랑합시다,’ ‘꽃무릇을 보호합시다.’라는 팻말이 보이지 않는지 차례로 줄을 서가며 꽃밭 속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고 나온다. 곁에 있다가는 사진기를 든 나를 보고 화단 안에 들어가서 망가뜨렸다는 누명을 듣기 십상이다. 얼른자리를 피한다
어흥! 어흥! 산골짜기에서 찌렁찌렁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
호랑이 굴이 있고 굴에서 나온 호랑이가 꽃밭등성이에서 위용을 자랑한다. 흡사 살아있는 호랑이 같고 울어대는 소리도 우렁차다. 일제 때 이곳 산에서 잡은 호랑이를 일본인이 비싼 돈을 주고 사 가서 박제를 만들었는데 그 박제모형을 본떠서 만든 호랑이 모조품이란다. 아래에서 쳐다보게위 호랑이를 배치하고 찍으니 흡사 굴에서 어정어정 나와서 산등성이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것 같다.
절 뒤뜰 앞뜰 어디 없이 상사화꽃이 만발이다. 절 마당 뒤 곁에 다다른다. 빨래 줄에 늘어둔 절 옷 빨래가 정갈하다. 공양 간에서 일하는 분이 간장 통을 들고 장독대로 간다.
“보살님 절의 간장 맛 좀 봐요.” 3년 묵은 간장이라 색이 깜다. 새끼손가락에 찍어 맛을 본다. 짜고 달다. 몇 발짝 물러서서 빨래 줄에 널린 스님 옷들과 간장을 떠 담는 아주머니를 넣고 사진을 한 컷 했다. 정다운 정경이다. 뚜껑을 여닫는 장면도 찍고 쪽박으로 조르르 퍼 담는 모습도 얼른 찍었다. 미리보기 단추를 눌러서보니 색다르고 정겹다. 못 둑 위로 올라갔다. 불갑사저수지도 있어서 한 바퀴 돌 요량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못가 기슭에 상사화무리가 못물에 반사 되어 참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서 잔잔한 수면을 바라보는 노부부가 손을잡고 앚ㄴ아있다. 잡다한 일상을 떠나 이 불갑사 꽃 무릇을 즐기며 내일을 위한 힐링을 하나보다. 나도 잠시 앉았다. 물위에 비친 꽃 반영이 참 좋다. 찰각찰각 서너 번 가볍게 눌린다. 사진하는 이들에게 이소리가 매력이다. 어디서 외국 곡의 음악이 들리고 간혹 우리가요 트로트 도 육성과 기타소리로 동반하여 쩌렁쩌렁 울린다. 한곡 끝날 때 마다 박수소리도 요란하다. 남은 김밥과 음료수를 점심으로 먹는다. 가까이 다가가니 지칠 줄 모르고 노래를 이어가는 스님 표정의 폭도 넓다. 나뭇가지 자락에 무성스님불우이웃돕기 작은 음악회라는 알림판과 방송출연경력도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조금 아래쪽에 2014영광상사화축제 시·수필 인터넷공모전 현수막도 있다. 내 뇌리에 붉게 각인된 상사화 붉은 무리를 글로 써 보자라는 생각이 든다. 메모지를 꺼낸다.
위의 글을 그날저녁에 대충써서 우표값도 안들게 인터넷으로 영광군공모전에 보냈다. 몇일 뒤 등기우편물을 받았다. 입상상장과 상금봉투가 들어있었다. 우와 또 한번 신났다. 상금은 사진동아리 전시회에 협찬금으로 냈다. 바로 지금이시기에 상사화 축제가 열리고 있을거다. 우리집 꽃무릇도 붉게피어 한창곱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