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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발자국
icon 녹수 여관구
icon 2019-02-19 22:16:05 | icon 조회: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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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발자국 > (시)
시인 여 관 구
장미꽃 수줍어 고개 숙인
붉은 볼을 비벼대는 귀여운 햇살이
애교떠는 애완견처럼 꽃잎을 핥고
흙 향기 풋풋한 풀잎들의 몸짓만 보아도
얼굴 붉히는 수줍음을 실록이 살짝 가려줍니다.
젖은 바람에 실려 오는 그녀 소식에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날입니다.
애타게 갈증을 느끼던 터라 얼마나 반가운지요.
햇살이 잠깐 멈춘 틈사이로 우두 두두
그녀의 발자국소리가 들려옵니다.
반겨할 겨를도 없이 그냥 안겨 옵니다.
내 몸에도, 유리창 위에도, 차위에도, 온 누리에도
사랑을 나눠 줍니다.
그녀가 보듬어 안았던 자리엔 사랑자국이 남았네요.
그 진한 립스틱 자국이
그녀의 손자국이
그녀의 마음자국이
그녀의 눈물자국 까지
공기를 씻어야 겠습니다.
그녀가 오는 길목에 있는 공기부터
내 맘속에 있는 숨소리부터 씻어야 겠습니다.
내 맘 속에서 숨어나간 공기들이
우리들 맘속에서 숨어나간 공기들이
오염된 채로 나가 내님이 오염된 것 같습니다.
우리 몸의 숨소리부터 씻어야겠습니다.
우리들이 숨 쉬는 공기가 이렇게 오염되었으니
우리맘속 발자국은 어떨는지요?
그래서 그녀는 발자국만 남겨두고 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