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글마당 시니어매일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입니다. 참여하신 독자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 성추행 >
녹수 여관구
햇살이 눈부시게 쨍쨍한 실록 위에서
우주인을 닮은 사마귀 한 마리가
숨을 죽인 체 메뚜기 아가씨를
곁눈질로 훔쳐본다.
이 무더운 여름
누가 벗어라고 했나
훌훌 벗고 다니는 아가씨들의
아슬 아슬한 아랫도리를
훔쳐 보는 것처럼
그의 마음엔 황홀지경으로
몰고가는 욕심들이
눈앞에서 꼬물 되고 있다.
마음껏 움켜 쥐어보고 싶은 마음에
손을 뻗어보지만
성추행이란 추한 굴레를
뒤덮어 쓰고 싶지 않아
굶주린배를 잡으며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