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글마당 시니어매일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입니다. 참여하신 독자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자작
577. 홀씨가 뿌리내리면
김재덕
화사한 들꽃들이 오손도손
정감을 나누는 따스한 날에는
그대 심장 녹일 사랑 꽃이 되고 싶다
임에게 보냈던 숱한 바람이
산비탈을 넘지 못하고
맥없이 글썽이며 소로 가에 주저앉아
서럽게 뿌린 눈물의 흔적일지라도
햇살 소인으로 내게 온 봄 편지에
하얗게 흩어졌던 사랑이
노랗게 피어난다
그대와 나의 꽃밭에 사랑비가 내리면
설레는 숨결이 머무는 곳마다
생명의 별들이 둥근 우주 속에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아늑한 저편에서 건너온
홀씨 사랑이 별같이 스며있다는 걸
바람이 불다 멈출 때 깨달았어
오랫동안 붙잡았던 나의 욕심을
깃털보다 더 가볍게 띄워 보내니
온기 깃든 솜털이 얼었던 그대 가슴에
부디 노란 희망의 꽃이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