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토의 서북부, 고원 지역이 많은 산서성이다. 타지인들이 이곳 현지 산서성들을 만나면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고 한다. "왜 면(面)과 식초를 그렇게 좋아하냐?" 그들의 답은 "산을 이용해서 먹고 살고 강을 낀 곳에서는 강을 이용해서 먹고산다." 이 답변은 주어진 환경을 적절하게 받아들여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뜻 일 것이다. 산서 지역은 중국에서 중요한 소밀 재배 지역이고 동시에 대량의 잡곡을 생산하는데, 이것이 식초를 만드는 원료로 쓰인다.
식초는 식용수의 경도를 중화 시킬 수 있고 밀가루 음식의 소화 촉진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식초와 면은 산서 지역과 천작지합(天作之合) 즉 하늘이 맺어주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궁합이 잘 맞다. 중국 산서성 사람들은 오래된 역사와 함께 특유의 식습관 문화가 형성됐다. 연구결과 산서 지역에서는 기원전 12세기부터 식초를 만들었고 병사들도 항상 식초병을 지니고 전투를 했을 정도이니 산서인들의 식초와의 관계가 대단했음을 미루어 짐작게 한다.
현재 중국 정부의 통계 결과를 의하면 산서성 사람들이 식초를 먹는 양이 연평균5kg이고 산서성 소재지 '태원' 사람들은 더 많은 양, 평균 9kg 를 먹는다고 한다. 각종 요리에 넣어 조리를 할 뿐 아니라 일부 사람들은 죽이나 주스에도 식초를 넣어 먹는다고 하니 '초단지' 라는 별칭에 손색이 없다.
여기에 산서성 면종류 또한 각색이고 많기도 하여 면을 주식이 아닌 면 요리 반찬으로도 만들어 먹기도 하니, 그래서 "면의 제일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밀가루 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산서성 여행을 해보는것도 미식여행의 묘미이다 이 지역에서는 밥 요리는 기대를 버리고 면 한그릇에 식초를 넣어 맛보는 순간 산서성 여행의 또 다른 세계를 보는것이다.
식초, 면 요리를 혀끝으로 맛보는 산서성 요리, 이 지역 각 가정에는 항상 식탁 위에 식초가 올려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수천 년을 사랑하고 애용했다는 표현이다. 밀가루 한 줌으로 삼백여 가지 의 면 종류를 만들고 면의 명칭도 가지각색이고 다르다. 산서성 도삭면(刀削面)은 맛보기 전에 식초를 먼저 소개하는 이유를 이해했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