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올리기에 조차 지극히 민망스럽고 점잖지 못한 우리말이 있다. 대표적으로 ‘씨발, 씹’ 등의 비속어다. '씨+ㅂ'에 대한 몇 가지 어원을 살펴보면 꼭히 상스러운 용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1. '씹’은 남자의 씨(정자)를 받아들이는 여자의 입구(질)라는 의미의 ‘씨+입’이 연음화된 말.
2. 인체는 구멍이 9개인데, 여자는 9개+1개=10(십)이 된소리 발음으로 ‘씹’이 된 것.
*남자: 눈(2개)+코(2개)+귀(2개)+입(1개)+항문(1개)+요도(1개)
*여자: 9개+1개(질膣)
3. 퇴계 이황은 “여자는 음기를 지녀 축축한 습(濕)자의 발음을 따라 ‘습’이라 한 것인데 우리말은 된소리를 내는 것이 많아 ‘씁’이 되고 다시 편하게 말하느라 ‘씹’이 된 것”이라고 했다.
◆ 갖가지 성적 욕설, 의미 없이 내뱉어
특히 10대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씨발’ ‘존나’ 등의 비속어는 오래전부터 시용해와, 습관이 돼버린 욕으로 입에 배어 있다. 최근에는 히밤, 조앤, 닝기리, 앰창 등의 유추하기도 힘든 욕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의미를 풀어보면 기가 찬다. ‘존나’는 남성의 성기(좇)가 튀어나올 정도라는 ‘아주’ ‘매우’라는 속어이다. ‘히밤‘과 ’조낸‘은 ’씨발‘과 ’존나‘의 변형된 욕이고 ’닝기리‘는 ’너의 어미‘의 비속어인 ’니기미’라는 뜻이고, ‘앰창’은 ‘너의 어머니는 몸을 파는 창녀다’는 의미라고 한다.
각종 조사 결과, 요즘 청소년들은 욕설을 글자 그대로 ‘입에 달고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문장을 ‘씨’로 시작하고 끝내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고, 욕을 안 쓰면 대화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국립국어원이 실시한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실제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각각 97%, 99%는 욕설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이러한 욕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별다른 의미 없이, 그저 '남들이 사용하니까..'등의 이유로 욕설을 습관적 일상 언어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욕을 늘상 쓰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것은 어른들의 책임도 막중하다. 이들의 언어 습관 개선을 위해서는 우선 부모의 언어사용 습관을 성찰하고 정화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청소년들 스스로가 언어 습관 개선에 참여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욕을 하면 무엇이 나쁜지, 하지 않았을 때 어떤 불편함이 있었는지를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대화 주제를 제시하고 토론하는 것도 긍정적 방법 중 하나다.
사회 각계가 청소년들이 욕을 쉽게 하도록 만드는 인터넷과 영화, 게임 등의 환경을 정화하고, 매체 종사자의 언어 순화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교육전문가들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