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님 오래 간 마이시더. 그간 별일 업셨니껴. 촌에 한번씩 가도 이제 어른들도 안계시니 연락도 하기도 힘들고 바쁘다보이 안부도 못해 미안하더이~”
“언니야 내 모르갠나 ~”
처음에는 어색하던 분위기도 어린 시절 많이 쓰고 듣던 정다운 고향 말투에 서로를 알아보고 이산가족을 만난 듯하다.
선·후배 대신 형님과 동생, 언니, 오빠, 누나가 익숙한 호칭으로 한바탕 웃음, 안부와 반가움으로 친구와 가족 안부를 나누며 한껏 정을 나누는 곳.
23일 대구 달서구 성서공단 인근 한 뷔페식당에서 12년 전 문을 닫은 의성 신평중학교 동창회원 60여 명이 윷놀이와 재기차기 등 추억과 화합의 마당을 열었다.
안병환(55· 남· 6회· 인천) 동창회장은 “주말인데도 먼곳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 함께 해준 선·후배께 감사와 오랜만에 학창시절로 돌아가 즐거운 추억여행을 가지자”며 “항상 고향발전과 서로를 잊지않는 우리가 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안동 등 전국에서 40~60대까지 참석하여 열기를 더했다.
권경익(59· 남· 2회· 구미)씨는 “비록 모교에서는 다시 모일 수 없지만 많은 동문들의 얼굴을 볼 수 있어 반갑다”며 “어렵지만 자주 함께해 많은 추억과 돈독한 고향의 정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했다.
새해맞절과 덕담 후 청·홍팀으로 나눠 가진 윷놀이는 오랜만에 순서가 되어 힘껏 던진 윷가락(일명 윷가치)이 윷판을 벗어아 낙으로 인한 아쉬움, 윷말이 상대편에 잡힐 때 마다 터져 나오는 탄성 그리고 승리의 함성이 식당 가득 울려퍼졌다.
윷가락은 직접 크고 무겁게 만들고 실내지만 마당윷으로 추억을 더헸다.
혼성팀의 재기차기는 마음이 앞섰지만 차는 횟수가 더해 갈수록 노련함이 묻어났다.
김금늠(여· 11회· 경기 화성시)은 “동창회는 고향 같고 형제 자매들이 동문 선후배다 보니 조심성도 있지만 더 편안함을 느낀다”며 “벌써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며 많은 동문들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의성군 신평면 왜가리길 1448에 1971년 3월 개교하여 2007년 3월 1명을 마지막으로 2천255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