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청소년 시절에 빛나는 우상이었던 할리우드의 명배우들이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다. 이들이 출연한 수편의 영화를 통하여 바람직한 노년의 삶을 재조명하여 보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on Eastwood, Jr., 1930∼ )는 존 웨인 이후의 서부 영화에 등장하여 인기를 얻었고, 배우, 감독, 제작자로서 많은 명성을 누려 왔다. 영화 ‘라스트 미션, The Mule’은 원예 농장을 하다가 파산하여 마약 운반책이 된 레오 샤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이다. 얼 스톤은 한국 전쟁 참전 용사로서 주위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이고 호인이지만, 정작 가족에는 무관심한 원예사이다. 손녀의 약혼식장에서 우연하게 마약 카르텔과 연결되어 텍사스 엘파소에서 일리노이까지 운반책으로 일하게 된다. 거액의 대가가 따르게 되자, 마약 운반을 거듭하게 되며 지역 사업들을 후원하면서 죄의식도 사라지고, 심지어는 보람까지 느끼게 된다. 종국에는 아내의 죽음과 함께 수사 요원에 검거되어, 변호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유죄를 강변하여 교도소에서 원예사로 일한다. 원제목의 mule은 노새인데, 마약 운반책을 뜻하는 속어이다. ‘모든 것을 다 살 수 있었지만, 시간은 살 수가 없더구나. I could buy everything now, except time.’

 

미남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Charles Robert Redford Jr., 1936∼ )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에서 명성을 얻고, 아카데미 영화감독상과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그의 은퇴작 ‘미스터 스마일, The Old Man & The Gun’은 은행 강도인 포레스트 터커의 실화를 다룬 작품이다. 단정하게 정장을 하고 우아하게 미소를 띠며 창구로 가서, ‘ 지금 은행을 털러 왔어요. 제 가방에 현금을 채워 줘요’, 하고 속삭이자, 귀신에게 홀린 듯이 여자 행원은 그의 가방에 돈을 채워 준다. 그리고 유유히 그가 은행을 빠져나가면, 마법에서 깨어나서 법석을 떤다. 하이웨이에서 우연히 만난 미모의 여인 ‘주얼’과 연인 사이가 되지만, 그녀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출감해서 다시 은행 강도를 한다. 그는 권총을 오로지 은행원들을 위협하는 소품으로서만 사용하였다. ‘폭력은 아마추어의 첫 번째 징후이지요. To me violence is the first sign of an amateur.’

 

미국 최고의 배우로 불리는 메릴 스트립(Mary Louise Meryl Streep, 1949∼ )은 로버트 드니로와 공연한 ‘디어 헌터’에서 월남전 병사의 풋풋한 약혼녀 역할에서 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배역에서 다재다능하게 활약하였다. ‘철의 여인, The Iron Lady’에서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거릿 대처 역할로 2012년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대처 여사의 화려하고 성공적인 과거의 업적과 사랑에 집착하여 회상하면서 외롭게 치매와 투쟁하는 노년 생활을 훌륭하게 연기하였다. ‘습관을 조심해라. 너의 인격이 된다. Watch your habits, for they become your character.’

 

개성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Robert Anthony De Niro Jr., 1943∼ )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대부’ 등에서 강렬한 이미지의 마초 역할로 우리에게 잘 알려졌다. 앤 헤서웨이와 같이 출연한 ‘인턴, Experience Never Gets Old’에서는 종전과는 달리 젠틀맨으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 준 작품이다. 임원으로 은퇴한 벤은 취미 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여성 CEO 줄스 오스틴이 운영하는 인터넷 의류업체에 시니어 인턴으로 취업하게 된다. 직원들의 업무 보조와 줄스의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풍부한 지식과 경험으로 적절한 조언과 상담을 통하여 모두의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된다. CEO 줄스는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불리운 소피아 아모루소를 바탕으로 한 캐릭터이다. ‘경험은 결코 늙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Experience never gets old, and never goes out of fashion.’

우리는 영화 속에서 습관이 노년의 삶을 지배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새는 줄 모른다.’는 속담과 같이, 주인공은 마약 운반을 거듭하면서 외려 당당해지고 보람을 느낀다. 그의 진정한 라스트 미션은 교도소에서의 화훼 재배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터커의 은행 강도 일생…, 습관은 편리하고 안락하지만, 주인을 파멸로 이끌기도 한다.

그동안 종사해 온 직업에 바탕을 두고 은퇴 후에도 일하면 그만큼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계획하고 준비하여 과감하게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는 것은 오히려 더욱 가치가 있다.

오직 한 번뿐인 이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