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희망의 계절이었다. 그래서 시인은 노래했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 역병으로 인적이 끊긴 거리에도 봄은 오고 꽃이 피어나고 있다. 집 나간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 변하지 않듯이 인간의 일탈과 죄악 가운데서도 계절의 순환은 어김이 없다.
지금 우리가 맞이하는 봄은 원래의 봄이 아니다. 봄은 봄이로되 약동하는 봄이 아니다. 움츠려지는 봄이다. 열려야 할 것들이 열리지 않고 오히려 닫히고 있다.
적막 가운데 봄이 속삭이는 듯하다. '인간들이여, 그대들은 연약한 존재니, 더 이상 잘난 체 하지 마라.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라. 하늘이 정한 자연법칙에 순응하라. 그러면 살리니, 힘내라. 어서 일어나 나와 함께 동산을 거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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