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라 코로나19
꺼져라 코로나19
  • 김외남 기자
  • 승인 2020.04.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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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로 견딘다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일부는 더 삭혀서 마당의 나무에 거름으로 준다.
전국 각고장의 막걸리 이름도 각양각색

 2년전 수성구청 근처에 직장인들 지친 몸들을 막걸리 한잔 나누면서 쉬어갈 수있는 전국막걸리 주점 고상하게 말하면 쉬어가는 공간Lounge(라운지)를 열었다.  옛날식으로치면 자녀들 혼사길도 막힐 나는주모다. " 00막걸리 한병" 안주와 막걸리 목록 판을 조르르 갖다 보이고 주문을받아 즉석에서 갖 지지고 굽고 튀기어 한쟁반가득 안주를 푸짐하게 내어 놓으면 먹음직스럽다. 

아들이 여태까지 잘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가계를 차리고 싶어했다. 올망졸망하던 놈들이 언제 이렇게 커버렸다. 손자 손녀 3명이 날로날로 자라서 올해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니 직장생활로는 늘 빠듯하기마련이다. 고민중에 시작한 것이 전국 막걸리라운지다. 전국  막걸리 공장을 다 다녀보고   몇날을 고민하다가 적당하다 싶은 자리를 찾았고 가게이름도 거창하게 전국막걸리 라운지 "안 중"이다. 영어로 'Lounge' 라운지 즉쉽게 말하면 막걸리를 마시는 쉼터라는 것이다.  안중이라는 말은 안주 중심이라는 뜻으로 지었다. 세무서에 영업신고를 하고 자영업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점 잘보는 철학관을 찾았다. 이것저것 책자를 펴서 찾다가 엄마인 내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하라는것이다. 나는 O형인데다가 퍼주기를 잘하고 남과 잘 어울리는 성격으로 사업이 잘된다는 것이다. 등 떠밀려서 사업자 등록을해서 보건위생 교육도받아야했고  애들은 요리학원에 다녀서 자격증도 땄고 아들은 얼랑 뚱당 자리에 앉아서 사무보는일보다 발로뛰는 영업직을 선호하는 성격이다.

30평 넘는 점포에 월 150만원 임대료에 주방 이모도 두어명 두고 바쁜요일날은 4일간 알바도 썼다. 대구시내 탁구 동호회원이고 대구시 탁구클럽경기에서 일등을 한바도있다. 개업도 하기전에 동호회원들 탁구대회하는날 50명 예약을받았다. 작은며느리도 거들고 무사히 치렀다. 수성경찰서 옆골목 지나면 바로 있디. 장소가 장소인만큼 4시에 장보고 청소하고 문열어 준비하고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데 오후 6 ~ 7시면 소위 師자가 붙은 분들이 시달린 일과를 풀기위해 들르는 경우가 한차례, 또 10시쯤이면  학원 골목이다보니 학원 파하고 들리는 학원長들이 한차례 자리를 메꾸어 매상이 꽤나 올랐다. 막걸리하면 우리대구애는 불로 막걸리로만 아는데 각지방마다 특산막걸리가 참도 많다. 공주의 알밤 막걸리, 한산의 모시막걸리. 부산의  강원도 경기도 김해 충청도 등등 헤아리기도 힘들만큼많다. 나도 막걸리를 좋아해서 가끔은 한잔씩 하는 편이다.

그옛날 초등학교다닐때 학교파하고 조르르 집에오면 안방 구들목에 이불로 감싼 술 단지가 묻혀있었다. 뚜껑을 열고 코로 한번 씩 냄새를 맡으면 야릇한 냄새가 좋았다. 뽀로록거리며 술이 익어가고있었다. 옛날 빨대 (삼 속대궁)를 넣고 빨아먹으면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실컷먹고 나서는 마당가에 취해서 쓰러져 자고있을때 밭일 갔던 엄마가 보고 안아다기 방안에 뉘이기도 했다.   

항상 냉장고에는 각양각색을 막걸리병으로 가득채워 놓는다. 지난 2월 초 어느날 부터인가 자리가 없어 손님을 돌려보내야만 하던 가게가 코로나 발병 이후로 두 세테이불로 마감을 하다가 어느날은 손님 한분없이 허탕을 치고 일찍 문닫는 날이 생기기시작했다. 행여나 설마하고 가게문을 아니열수도 없어  계속문은 연다. 준비해둔 안주감을 집에 가져와서 먹어치우느라 애도 먹는다. 난데없이 나타난 코로나19라는 괴물과 싸우는중이다. 이번달에는 임대료며 인건비 재료비를 카드로긁어서 주어야하는 형편이 되어 중소기업에 자영업자 1.5% 대출을 신청중이다 거기도 밀려서 한달반이나 기다려야 받을수 있단다. 알바 내보내고 주방이모들 내보내고 유통기한 지난 막걸리병들을 80병, 60병, 40병씩 집에 싣고왔다. 버리기도 아끼워 큰 항아리에 담아서 더 오래 숙성시켜서 윗물은 진디물과 날파리 작은개미등을 분무기에 넣고 농약인냥 살포해 볼작정이다. 밑에 뻑뻑한 것은 방앗간에서 구한 깻묵 띄운 것이랑 물을 희석하여 나무밑둥에 거름으로 주려고 많이 모아두었다.

 

이 봄날 속터지는 마음을 봄볕에 화초들 해바라기시키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달래며 내게 최면을건다. 어려울때 일수록 참고 견디자. 지루하고 따분하던 매일의 일상들이 행복이고 좋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머잖아 좋은일이 반드시 올것이란 믿음. 코로나가 물러갈 날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