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워서 한참을 본다
어김없이 봄볕이 따사하여 마스크 낀 입 언저리에 땀이 나고 젖는다. 하늘은 티 한 점 없이 맑고 푸르고, 공원의 벚꽃이 화사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그냥 일상으로 생활한 나날들이 마냥 행복했던 날들이었구나 생각하며 걷는 인도 옆 나무둥치 밑에 누군가가 심고 가꾸었는지 할미꽃이 곱게 피어 있다. 발걸음이 저절로 멈추어졌다.
1절 : 뒷동산의 할미꽃 가시돋은 할미꽃
성날 때에 늙었나 호호 백발 할미꽃
2절 : 천만 가지 꽃 중에 무슨 꽃이 못 되어
허리 굽고 등 굽은 할미꽃이 되었나.
3절 : 하하하 우습다 꼬부라진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
유년시절에 학교 오가는 길목에 한 송이 꺾어서 부르던 노래 가사가 저절로 떠오른다. 자세히 볼수록 예쁘다. 어릴 적에는 산야 어디서나 볼 수 있었는데 점점 사라져서 요즘은 보기가 힘든다. 할미꽃은 볕을 좋아해서 학교다니는 길 가 둔덕이나 무덤 가에 흔히 잘 자랐다. 뿌리는 강한 독성이 있어서 시골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도 하고. 한방에서는 암 치료제로 쓰인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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