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전 세계는 한마디로 컨버전스(convergence)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컨버전스의 사전적 의미는 한 점으로의 집합 또는 집중성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융합’으로 여러 기능을 통합하는 의미로도 널리 쓰인다. 이는 사용자가 이것저것 필요한 제품을 따로 구입하는 불편을 없애고 하나의 기기로 여러 가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기밥솥을 다용도로 개발하여 밥뿐만이 아닌 죽도, 누룽지도, 떡볶이도 만들고 보온기능도 함께 갖도록 하는 경우와도 같다. 지금은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휴대폰 역시 인터넷, 개인정보관리, 모바일뱅킹, tv시청, 음악 감상, 사진촬영, 음성녹음, 카드결재 GPS등 수십 가지 기능수행이 가능하다.
이러한 융합문화는 어휘 자체가 주는 의미가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퓨전(fusion), 하이브리드(hybrid)등과도 상통한다. 퓨전음식으로는 중국의 짜장면이 우리 입맛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라든지 김치버거, 양념치킨, 고구마피자, 단호박피자 등 서양음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우리 입맛에 맡게 변형된 것 들이 있다. 또한 퓨젼음악은 동서양악기의 어우러짐과 재즈, 록, 팝 등 여러 장르의 요소들이 합해져서 대중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의복에서도 개량한복이라든지 두루마기 코트, 청바지에 정장 차림의 어울림이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하이브리드자동차, 카메라, PC 등 편리한 기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하이브리드자동차 하나만 보더라도 내연 엔진과 전기 자동차의 배터리엔진을 동시에 사용하여 고속 주행 시는 엔진, 저속 주행 시는 전기모터사용으로 유해 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연비를 절약하는 차세대 환경자동차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제 사람도 한 가지 일에만 능통한 전문가가 아니라 폭넓은 지식과 기능을 익혀서 고성능, 고기능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 과거엔 대량생산시대로 같은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획일화된 사고방식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다제품 소량시대로 각자 갖고 싶고 하고 싶은 대로하는 개성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전자기기에 취약한 시니어들에게는 가급적이면 사용이 쉽고 기능과 디자인이 단순할수록 좋다. 실제로 휴대폰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전자 기기들의 기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우리 시니어 세대들의 현실이다. 그래도 컨버전스문화를 외면하고는 현대문화에 적응이 어렵고 또한 사회의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시니어들은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 ‘똑똑하게 늙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디지털 컨버전스 세상을 알면 생활에 편리한 정도였다면 이제는 모르면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생필품의 구매가 인터넷구매로 패턴이 바뀌면서 디지털화폐의 활용에 따른 금융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제 고액권 몇 장 지갑에 넣고 다니며 목에 힘주던 시절도 지나갔다. 선생님의 온몸을 통해 배움과 가르침으로 익혀가던 어린 시절의 꿈도 지금은 기계음과 동영상 속으로 흡수되어 가고 있다.
이같은 사회구조의 변화 속에서 인생도 짧은 청춘을 보내고 긴 노년을 살아야하는 구조로 누구나 남의 도움 없이 자유롭게 건강하게 살다가 가야한다면 자꾸 배워야 한다, 전자기기는 정직하여 주인이 시키는 대로 말도 잘 듣는다. 고령이라도 온라인에서는 얼마든지 청춘일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노화는 어쩔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는 얼마든지 젊어질 수 있다. 폭넓은 지식과 기능으로 변화에 적응하며 능동적으로 살자. 우리는 꼰대가 아니라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