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전국으로 번져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하는데도 봄꽃들은 여기저기 피어 집 안에만 있지 말고 빨리 나오라고 불러 내기에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는 곳이 없을까 생각 생각하다가 대구 수성못 유원지에 가 보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m를 지키면서 벚꽃도 구경하고 탁 트인 수성못을 바라보니 가슴이 활짝 열리며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라, 천천히 2km나 되는 못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벚꽃 터널을 걷는데 멀리 플래카드의 글귀가 반짝 하고 눈에 들어왔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어 보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한국어가 서툰 네 명이 지나가다가 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인1: 남편이 뭐야?
외국인2: 신랑을 말하는 거야.
외국인1: 신랑 화장실을 정비 한다고?
외국인2: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외국인3: 남편은 내편 말고 ‘남의 편’이란 뜻일 걸.
외국인1: 남의 편을 정비해 내편으로 만드는 것.
외국인4: 그것도 아닌 것 같은데.
외국인1, 2, 3, 4: 우리 걱정 말고 물어 보자.
한국인 초등학생: 나도 모르겠는데요.
외국인4: 학생들도 모르는 걸 유원지에 적어 놓다니. 그것도 관공서에서. 웃기는 일이네.
외국인2: 저기 노인들에게 물어 보자. 할아버지 저기 남편이 무슨 뜻입니까?
할아버지1: 남자 화장실을 고친다는 이야기야.
할아버지2: 이 사람아 남편은 남자 그게 아니야. 여자화장실도 고치고 있잖아.
할아버지3: 아이고 이 사람들아, 남편이란 건 남쪽이란 뜻이고, 남쪽 화장실을 고친다는 이야기야.
외국인 모두: 남편이 남쪽이라고요? 고맙습니다.
할아버지들: 왜 저렇게 어려운 말로 적었을까. 남쪽 화장실 고치기 공사라고 적었으면 될 걸.
외국인 모두: 그러게 말이지요. 그렇게 적었으면 우리도 다 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