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전령사 아카시아꽃
이맘 때 쯤이면 제철인 줄 알고 있었다. 는개 비가 곱게 내리는 비요일 오후 경북의 아카시아꽃 성지인 신동재를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아카시아꽃이 만발하였다.
신록의 계절 5월의 여왕은 장미꽃이라지만, 여왕님이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하얀 소복으로 단장하고 옛날 시집 간 누님을 닮은 5월의 전령사인 이팝나무꽃과 아카시아꽃의 짙은 향기가 만물을 유혹하며 백색의 융단을 곱게 깔아놓았다
아카시아꽃이 피면 가장 바쁘고 신이 나는 사람들은 양봉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다. 올해 신동재에도 어김없이 꿀을 채취하기 위한 벌통 수십 개가 자리를 잡았다. 가는 비가 내리는 중에도 벌들은 왕성하게 꽃을 찾아 윙윙거린다. 전라도 광주에서 왔다는 젊은 청년이 열심히 벌통을 살피고 있다. 고은성(37. 광주시 동람동) 씨는 "올해도 꽃이 좋아 아카시아꿀을 많이 채취할 것 같다"며 함박 웃음을 짓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아카시아꽃 축제는 열리지 않을 모양이지만, 식당가 포장마차가 차려져 있고 품바공연 두 팀이 몇 안되는 손님들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다.
오랜만에 서민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과 채취를 느껴보는 것 같다. 품바공연 장단에 취해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엿 한 통을 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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