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늙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인생으로
(67) 늙는 게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인생으로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0.05.25 12: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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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독립운동가 간디는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살고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 배우자”라고 했다. 법륜 스님도 “인간은 되어 가다가 죽는다” 라고 하여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외수는 모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하면서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모르는 줄 알면서 배우지 않는 게 잘못이다” 라고 했다.

간혹 어른들을 위한 행사장에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축사나 격려사 등을 통해 ‘노인 한사람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에 타서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는 것을 종종 본다. 이것은 아프리카와 같은 구전문화 중심 사회에서 경험을 통한 생활의 지혜를 계승하는 주역이 노인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처럼 사회가 느리게 변하고 그래서 오래 살면서 쌓은 생활 경험이 곧 지식이던 시대에나 맞는 이야기다. 지금은 정보화 시대로 하루가 다르게 사회가 변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변화하는 사회와 함께 어마어마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있는 정보화사회인 스마트폰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어른들은 자기가 많이 알고 자기 경험이 옳다는 생각으로 젊은이들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또한 요사이 젊은이들은 나약하고,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시니어들의 젊었을 때와 비교하는 것도 잘못이다.

과거의 고생이 훈장일 수도 없고 자랑일 수도 없다. 물질문화의 풍요 속에서 살고 있는 요즈음 젊은이들에겐 그저 듣기 싫은 잔소리일 뿐이다. 젊은이들에게 옛날의 가치관을 들이대지 말고 시니어들 자신의 삶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바꿔나가야 한다.

배움은 몰랐던 사실을 앎을 통해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한다. 모르는 것은 뭐든 배워서 알아야 한다. 배움은 끝이 없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것도 한계가 없다. 배움엔 기간도 없고 때도 없다. 평생을 배워도 모자라는 것이 배움이다. 그리고 오늘날처럼 배우기 쉬운 때도 없다. 배울 것도 많고 선생도 많다. 그런데 나이가 많아서 이제 더 배울 것도 없고 더 배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정신적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이 많을수록 배움에 대한 갈급함을 갖고 있어야 한다. 몸은 늙어도 생각은 녹슬지 않아야 한다. 노년이야말로 넉넉한 시간을 이용해서 쓸데없는 공부를 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김형석 박사는 인생을 60세까지는 제1의 인생, 60세 이후를 제2의 인생으로 구분하여서 제2의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가는 인생으로 독서를 열심히 하라고 했다. 독서는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며 지식과 함께 사람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콩나물에 물을 주면 물은 흘러내리지만 콩나물은 자란다. 콩나물이 항상 새로운 물을 받아서 새롭게 성장하듯이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노사연의 ‘바램’이란 노래에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며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이제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몇 소절의 노랫말을 들여다보면 시니어들에게 공감 가는 부분과 함께 신선한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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