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전도하는 행복택시기사 박의신 씨
건강을 전도하는 행복택시기사 박의신 씨
  • 우남희
  • 승인 2020.05.30 07:28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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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얼굴 친절택시

‘아침마다 맨손 체조 하라. 좋은 물을 많이 마셔라, 호기심을 가져라, 책을 읽되 소리 내어 읽으면 최고의 뇌운동이 된다, 취미생활은 삶의 윤활유이니 적극적으로 해라’ 등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 50가지 목록을 사비로 A3 용지에 복사해 필요한 승객들에게 나누어주는 분이 있다. 2015년 친절택시로 선임되었고 자칭 행복택시 기사라고 하는 박의신(68. 대구 옥포읍) 씨다.

행복택시, 친절택시기사 박의신씨   우남희기자
행복택시, 친절택시기사 박의신씨 우남희기자

오늘날 퇴행성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치매는 일종의 뇌질환으로 걸리면 인지기능이 감소하여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이러한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적힌 자료를 대구가톨릭치매센터에서 받아 복사해 차에 비치해 두었다.

‘고민과 갈등의 노예가 되지 마라, 튼튼한 뼈를 위해 식탁에 멸치를 두고 수시로 먹어라, 과거에 집착하지 마라. 봉사와 베푸는 마음은 뇌를 건강하게 하니 많이 봉사해라’ 등등, 치매예방을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사항들인 것 같다. 그는 특히 자료에 나온 방법들을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택시 내의 모습   우남희기자
택시 내의 모습. 우남희기자

치매예방을 위한 자료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에서 제공한 준비운동에서부터 숨 고르기까지 국민체조의 동작과 풀이 및 유의할 점이 적힌 자료도 같이 비치해 나누어준다.

그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국민체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적힌 순서를 보면 학창시절 구령에 맞춰 체조했던 것이 기억날 겁니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 텔레비전을 보면서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라고 했다.

국민체조는 제자리 걷기를 통해 체조 준비를 해 숨쉬기운동(팔 앞으로 들어 옆으로 내리기), 다리운동(무릎 굽혀 펴기), 팔운동(팔 들어 흔들어 앞뒤로 휘돌리기), 목운동(목 휘돌기), 가슴운동(가슴 젖히기), 옆구리운동(몸 옆으로 좌우 굽혀 펴기), 등배운동(몸 앞으로 굽히고 뒤로 젖히기), 몸통운동(몸통을 옆으로 돌려 틀기), 온몸운동(노 젖기 또는 그물매기), 다리운동(뜀뛰기), 팔다리운동(팔 흔들며 무릎 굽혀 펴고 한 발 들기), 숨고르기(팔 들어 숨고르기)로 마무리한다.

박의신씨가 사비로 준비한 복사물.  우남희기자
박의신씨가 사비로 준비한 복사물. 우남희기자

국민체조가 치매예방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뿌리 찾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산업화시대로 핵가족화 되면서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짙어지며 뿌리에 대한 관심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 조상 없는 내가 있을 수 없다며 그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시조, 고조, 증조, 조부모, 외조부모에 이르기까지 이름은 알아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친절택시, 행복택시를 운전하며 건강 전도사의 역할뿐만 아니라 월 3회 노인 상담소에서 상담 봉사, 게이트볼 강사로 활동하며 고향인 영주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