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국제연합(UN) 기념일
올해는 '녹색전환, 새로운 미래를 열다' 주제 소규모 캠페인과 온라인 행사
낮 기온이 점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6월 초순의 날씨가 이미 낮 최고 30도를 넘어섰고, 자외선지수 높음에 오존농도 또한 짙어져 ‘외출 시 호흡기 질환에 주의하라’는 자막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상청의 올여름 날씨 전망이 심상치 않다. 거기다 마스크까지 착용을 해야 하니, 더욱 불편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많은 사람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사태를 ‘성난 지구로부터의 재앙’이라고 한다. 지구를 보살피지 않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징벌이 지구온난화와 겹친다면 더욱 견디기 어려운 여름이 될 것 같아 벌써부터 진땀이 나기 시작한다.
매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World Environment Day)이다.
이 날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고, 해양오염과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된 국제연합(UN) 기념일이다.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한국을 비롯한 113개국의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에서 채택된 ‘유엔인간선언’에서 비롯되었다. 유엔환경계획(UNEP, UN의 환경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된 환경전담 국제정부간 기구)은 1987년부터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그 해의 주제를 선정‧발표하고, 대륙별로 돌아가며 한 나라를 정해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환경의 날’로 제정했으며, 1997년에는 서울에서 ‘세계 환경의 날’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는 ‘녹색전환, 새로운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축제 형식이 아닌 소규모 캠페인과 온라인 등으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구의 구성원으로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화석연료 사용을 자제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이다. 수돗물 사용과 전기 등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가용 이용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냉‧난방기구 사용 시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것도 자원을 보호하고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일이다.
이참에 간단하면서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 분리배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는 네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용기 속의 내용물은 깨끗이 ‘비우고’ 버린다. 둘째, 재활용품에 묻은 이물질이나 음식물 등은 닦거나 ‘헹구고’ 버린다. 셋째, 상표나 뚜껑 등 재질이 다른 것이 붙어있을 경우에는 별도로 제거한 후 ‘분리하고’ 버린다. 넷째, 쓰레기를 종류와 재질 별로 구분하여 ‘섞지 않고’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밖에도 우유팩은 별개로 배출하고, 영수증이나 아이스팩은 종량제 봉투에, 깨진 유리는 신문지에 싸서 버리는 등 신경써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렵지는 않지만 귀찮고 번거로워서 하지 못하는 일이 더러 있다. 알지 못해서 실천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자. 그러나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다면 혹독한 더위나 추위 또는 국지성 호우나 극심한 가뭄, 지진이나 화산폭발, 태풍과 쓰나미 등 기후변화에 속수무책으로 방관한 데서 나아가 가속페달을 밟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상청의 올여름 날씨 전망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이 20~25일(평년 9.8일, 지난해 13.3일), 밤의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가 12~17일(평년 5.1일, 지난해 10.5일) 정도가 될 것이라니,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지치고, 밀접 접촉을 피하기 위한 ‘거리두기’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 결코 편안해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서글프다.
그런 중에도 다행스러운 점이 있다면,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살아나게 된 것이라고 해야겠다. 산업 활동이 멈춰서고, 관광과 무역 등 세계적인 교류가 중단됨으로 인해 공기가 맑아지고 수질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발생빈도 또한 현저히 낮아졌다. 카페나 음식점에서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뜻의 방증일 것이다.
‘세계 환경의 날’을 맞이해 정부나 기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거창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보다 환경 문제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과 차분한 생활 속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