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푹 빠진 신욱 커피드립 마스터
커피에 푹 빠진 신욱 커피드립 마스터
  • 김차식 기자
  • 승인 2020.06.18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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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드립 마스터로 커피와 인연이 39년
커피 만드는 일과 신 커피연구소 운영하는 커피 쟁이
커피드립 과정에 정성의 결정체가 커피 향미를 만들어 냄
신선한 커피는 입안에 넣는 보석
커피 농부의 신  욱 커피드립 마스터. 김차식 기자
커피 농부의 신욱 커피드립 마스터. 김차식 기자

커피농부에서 만난 신욱(57·대구광역시 남구 봉덕동) 씨는 커피드립 마스터(COFFEE DRIP MASTER)로 커피와 인연이 39년이다. 그의 일상은 어제도 오늘도 커피 만드는 일과 신 커피연구소 운영이다. 한평생 커피와 함께해 온 시니어로 살아온 인생에 말문을 연다.

커피 농부의 입구. 김차식 기자
대구 남구 봉덕동 커피농부. 김차식 기자

날씨가 무덥다. 이런 날씨에 누구나 쉽게 생각나는 것은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인 듯하다. 어머니 약손처럼 손아귀에 넣어 부드럽게 시원함을 달래며 어루만지면 뜨거운 여름날의 열기도 저만치 물러선다. 한 잔의 커피를 앞에 두고 세상사 삶의 인생을, 달콤한 사랑도 커피에 녹아내린다. 혼자라도 무관하다.

커피 농부의 내부. 김차식 기자
커피농부의 내부. 김차식 기자

큰 도로 옆도 아닌 동네 한적한 끝자락에 커피농부의 노란색 간판이 눈에 띈다. 브랜드 커피도 아니지만 직접 커피드립를 즐기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신욱 씨는 이곳에서 7년째 커피농부를 운영하고 있다. 커피드립도 숙련만 되면 일반 커피와 같은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커피 향과 맛을 음미하기 위해 찾는다는 단골손님들이 주 고객이다.

흔히 커피 바리스타는 재미있고 여유있는 직업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신욱 씨는 이 또한 나름대로 힘든 일이며 고된 일이라고 말한다. "일을 하다보면 일반적인 상식과 차이나는 점이 많습니다. 늘 커피 향기가 나서 좋겠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건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거고 실생활은 또 다르답니다. 커피는 궁극적으로 맛이 중요하며 그 첨예한 맛을 표출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적지 않습니다."

커피 농부의 메뉴판. 김차식 기자
커피 농부의 메뉴판. 김차식 기자
커피 농부의 향미 가득한 커피와 사이드 음식. 김차식 기자
커피농부의 향미 가득한 커피와 사이드 음식. 김차식 기자

커피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커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제대로 녹아 있지 않으면 맛이 덜 난다. 신 대표는 "커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원하는 맛과 향을 얻기 위해  재료는 특정한 곳에서 구입하여 사용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커피는 부드럽고 오묘한 맛이 난다. 하루 70~80잔 드립커피를 제조한다. 커피와 함께 나오는 사이드 메뉴도 고소 달콤하다. 커피의 이뇨작용을 보완하고 영양을 보충할 수 있게 만든 음식이다. 팥죽(강원도 홍천산)에 흑깨와 검은콩가루를 뿌린 것으로 달지도 않고 입맛에 딱이다.

커피 농부에서 운영하는 신 커피연구소. 김차식 기자
커피농부에서 운영하는 신 커피연구소. 김차식 기자

 

신 커피연구소의 실내 모습. 김차식 기자
신 커피연구소의 실내. 김차식 기자
커피드립 마스터 강사 자격증. 김차식 기자
커피드립 마스터 강사 자격증. 김차식 기자

신 대표는 커피농부 근처에 신 커피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는 교육부 소관 커피 전문 드립 마스터 자격 지정기관이다. 커피드립 마스터 자격증반 외 드립커피 전문 창업반, 일일 체험반 등이 있으며, 커피 아카데미(커피의 이해, 드립 과정, 수제커피 등)도 운영하고 있다.

신 커피연구소 실내. 김차식 기자
신 커피연구소 실내. 김차식 기자
신 커피연구소 실내. 김차식 기자
신 커피연구소 실내. 김차식 기자

-커피드립 마스터가 되기 전에 어린 시절의 꿈과 기억나는 추억은?

▶어린 시절의 꿈은 음악가였다. 부모님의 반대에 방황하는 시기를 많이 보냈다. 1882년 겨울 커피에 관심을 가졌는데, 이 시기는 다방문화에서 음악문화(Music Coffe Shop)로 전환하는 시기였다. 석유곤로에 보리차를 끊이며 다방에선 레지(종업원)라 호칭하는 아가씨가 커피 서빙을 했던 어린 추억의 시간이 기억난다.

-시니어로서 업무에 열중하다 보면 건강에 다소 소홀할 수 있는데 건강관리 방법과 마스터로서 언제까지 이 일을 하려는지?

▶음악(색소폰)을 틈틈이 즐기며, 이른 아침 사우나를 즐기면서 건강관리를 한다. 매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는 것도 건강유지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나의 역량이 닿는 데까지 이 일을 계속할 것이다. 커피드립은 나의 유일한 기술이자 취미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몇 살 때부터 하였으며, 현업을 해오면서 잊지 못 할 에피소드?

▶36살 때 자영업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커피의 길을 가고 있다. 이 일은 매일 매일 나의 추억거리고 에피소드다. 커피는 나에게 늘 위안을 주며 함께 가는 나의 삶이다.

-커피연구가로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내용이나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

▶ 커피 생산국은 아니지만 한국식의 독특한 추출방법은 분명히 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먼 곳에서 찾아주시는 고객들이 계시기에 나에겐 그것이 큰 자랑거리이다. 고아원, 양로원, 청도 운문사 등에 커피와 음악 봉사도 해왔다. 누구든 힘든 시기는 있을 수 있다. 커피는 서비스업으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예전 하루 13~15시간 근무로 휴무일이 없었던 시기가 힘들었던 시기였다.

커피 농부의 로스팅 장소에 ‘커피는 입안에 넣는 보석이다’. 김차식 기자
커피농부의 로스팅 장소에 ‘커피는 입 안에 넣는 보석이다’. 김차식 기자

-시니어 커피 연구가로 또래의 시니어들과 커피 애호가에 남기고 싶은 말은?

▶어떤 일이든 주어진 일을 즐기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커피는 나에게 있어 행복한 여행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건강한 커피를 찾아 음용하도록 권유하고 싶다. 신선한 커피는 입 안에 넣는 보석이기 때문이다.

-나만의 커피연구가로 비법 노하우를 약간만 공개할 수 있다면?

▶ 모든 음식은 정성이라 생각한다. (재료가 신선하다는 전제 하에) 커피도 노력과 정성의 결과물이다. 드립 과정 하나하나 정성이 커피의 향미를 만들어 내는 비법이다.

커피드립 마스터의 핸드드립.  김차식 기자
커피드립 마스터의 핸드드립. 김차식 기자

-일반인이 커피를 마실 때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이 있다면?

▶ 1. 신선한 커피 재료를 사용하는가?

    2. 커피 추출 시에 커피를 분쇄하라.

    3. 커피의 산패는 우유보다 빠르다.

세상에는 수많은 커피(생두)가 있다. 그 많은 생두의 향미를 모두 알고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생두의 품종은 현재에도 수없이 개량, 생산되고 만들어진다. 품종은 재배, 가공 및 로스팅(굽는 과정) 등 수많은 변수에 따라 그 진가가 나타나기도 사라지기도 한다.

그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 로스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커피의 중요한 부분은 굽는 과정(재료가 신선하다는 전제 하에서), 디펙트빈(핸드픽: 결점 두 고르기)을 로스팅 전후에 해야 한다. 커피의 신선도 유지(보관 상태) 시간이다.

또 하나는 추출의 기술이다. 커피는 수용성 성분이다. 무기질로 물에 잘 녹기에 침출이라는 표현도 쓴다. 침출된 성분 중 일정 추출 성분까지는 불쾌한 잡맛, 향을 포함하지 않지만, 그 이후는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성분이 침출된다.

핸드드립에서 수용성 성분의 수율(커피의 추출물)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분쇄된 커피에 뜸을 드린 후, 추출에 있어 적당한 온도의 물을 지속적으로 주입해 커피의 추출물이 적당한 때에 멈춤을 하는 것이다. 과도한 물의 주입은 커피 특유의 향미를 해치게 된다. 커피의 카페인은 물의 양에 비례한다.

 

커피 단상

꽃향기 가득한 계절에

커피 향이 그립습니다.

앞 산 초입 길 섶으로 초록이

바람에 길을 묻습니다.

하늘아래 우리 머무는 세상에서

초록의 바람으로 살 수 있음에

더욱 커피 향이 그립습니다.

커피 한 잔에

세상사 때 묻은 가슴 헹구어

초록의 바람에 띄우며

오늘도

한 잔의 커피에

길을 묻습니다.

-낭만 珈客: 낭만 커피 쟁이-

커피의 향기가 세상 기쁘게 다가오는 날에…

 

◆커피야! 건강을 부탁해…

드립커피를 마시면 심장마비(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할 확률을 15% 낮춘다는 연구 결과이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연구진이 커피 추출 방식과 심근경색 관련 및 일반 사망 위험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다. 드립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다른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를 마시거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커피 속 지질 성분을 여과지(필터)를 사용하는 핸드드립 추출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드립커피 한 잔에는 여과지를 쓰지 않은 일반커피보다 지질(지방) 상승 물질의 농도가 약 30분의 1 정도 낮게 확인 되었다. 콜레스테롤이 우려된다면 드립커피로 바꾸는 것을 권했다.

이 연구를 이끈 텔레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어 어떤 조치를 하고 싶다면 여과지로 추출하지 않는 커피 머신으로 내린 커피를 멀리하라. 다른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마음을 편히 가지고 커피는 여과지로 걸러 마시라’고 하였다.

남혜경(여·서양화가) 손님은 ‘매장 인테리어가 눈에 띄며, 원두 재료 선정과 소량씩 볶아 신선도가 높아 타 매장 커피와는 차별화가 되어 묵은 맛이 전혀 없다’며 ‘드립 과정 중 테라로사와 차별화한 예술의 극치이며, 아이스커피는 퀄리티가 높아서 향과 맛의 느낌이 하루 종일 가기도 한다. 또, 커피드립 하는 동안 내내 저 자세로 임하며 겸손하고 다정스럽다’고 했다.

신  욱 커피드립 마스터는 ‘과학으로 궁금한 많은 부분을 설명하더라도 커피는 예술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커피에 대한 애착심을 볼 수 있었다. 커피는 하나의 문화를 이끌어 낸다. 좋은 장소에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내어 마시면 좋은 생각을 나눌 수 있다. 커피는 그 모든 것을 이어지는 매개체가 된다. 로스팅 된 커피에서는 900여 가지 넘는 향이 발산한다고 한다. 커피의 향미는 감정(감성)을 깨우는데 영향을 준다.

커피 농부 안에는 PC도 없으며, 와이파이가 없어 무선인터넷을 할 수 없다. 고객들에게 커피 향과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여유 시간에 우선하자는 이유이다. 매장 크기는 넉넉지 않다. 지나가는 길에 커피드립의 맛과 향을 즐기는 추억을 담아 봄이 어떨까.

※ 커피농부/영업시간 09:00~20:00, 숍/ 053)471-0880, 신 욱/ 010-6661-7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