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학』에 심취해 ‘소학동자’라 불리면서, 조선 성리학의 정통을 계승한 학풍
조상의 지혜가 깃든 고택의 아름다움과 전통문회를 체험하는 교육의 장
카페로 집을 개방, 고택에 생기를 붇돋우고 화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
한훤당(寒暄堂) 김굉필(金宏弼) 고택(古宅)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지동1길 43번지에 있다. 종가는 본래 1915년 달성군 구지면 도동에 터전을 마련하였으나 한훤당 김굉필 선생의 11대손 김정제 선생이 1779년 이곳 현풍면 못골로 이주하면서 이 마을은 240여 년 동안 서흥김씨의 세거지로 역할했다.
못골이라는 지명은 마을의 형국이 나비처럼 생겨서 연못을 파면 오랫동안 후손들이 번성할 곳이 된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곳은 넓은 벌을 앞에 두고, 대니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형태로 금빛 닭이 알을 품은 듯한 형세의 금계포란형 지형인데, 이는 풍수에서 최고 명당으로 꼽힌다. 마을의 가장 중앙부 우측 산기슭에 남동향으로 자리해 볕이 잘 들고 포근하다.
한훤당 고택은 6.25전쟁으로 건물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1954년, 후손들이 힘을 모아 중건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때 종택의 건물은 크게 3개 영역으로 구분됐다. 먼저, 대문 정면으로는 주거 공간인 안채가 펼쳐지고, 뒤편 높은 곳에는 신주를 모시고 있는 사당과 가묘가 위치한다. 대문 좌측으로는 김굉필 선생의 불천위 제사를 지내는 곳, 광제헌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종택 내 사당은 2018년 2월 12일자로 대구시 문화재자료 제57호로 지정됐다. 2019년부터는 고택 일부를 리모델링 해 ‘한훤당 고택 by soga’ 라는 명칭으로 한옥카페와 한옥스테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도 진행하고 있다.
유배지에서도 학문 연구와 후진 교육에 힘써, 조광조에게 학문을 전수해 유학사의 정맥을 잇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1504년 갑자사화가 일어나자 전라도 순천에서 사약을 받고 운명했다. 중종반정 뒤 신원되고 자손은 관직에 등용되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1517년(중종 12) 정광필·신용개·김전(金詮) 등에 의해 다시 우의정에 추증되고 1575년 다시 영의정 추증, 1577년(선조 10)시호가 내려 졌다. 1610년(광해군 2) 대간과 성균관 및 각 도 유생들의 지속적인 상소에 의해 정여창·조광조·이언적·이황 등과 함께 문묘에 종사되었다.
학문 성향은 정몽주(鄭夢周)⋅길재(吉再)로 이어지는 의리지학(義理之學)을 계승하였으며, 치인 (治人)보다는 수기(修己)에 중점을 두었다. 한훤당(寒暄堂) 선생은 일두(一蠹) 정여창( 鄭汝昌), 정암(靜庵) 조광조(趙光祖),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함께 동방5현으로 문묘(文廟)에 배향됨으로써 조선 성리학의 정통을 계승한 인물로 인정받았다.
현재 광제헌은 숙박객이 묵는 단독채로서 한훤당고택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25평 규모에 가운데 대청을 두고 큰방, 작은방으로 나뉘어 있는 이곳은 8명까지 묵을 수 있으며 에어컨, TV 등의 편의 시설을 갖췄다. 숙박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멋스러운 소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정원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드나드는 일각문이 따로 나 있어, 모든 공간을 더욱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숙박객이 없을 경우 세미나 장소로도 대여한다. 한훤당고택에는 늘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릅답게 보존된 고택 구경을 겸해 고택 내의 카페에도 간다.
‘Cafe by Soga’ 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카페는 행랑채 맞은 편 가까운 곳에 신축한 한옥 건물을 메인으로 하여 대문채, 사랑채에도 좌식 테이블을 마련해 카페 공간으로 활용한다. 카페의 실내는 단정하고 감각적이며, 향긋한 핸드드립 커피와 전통차, 맛있는 디저트를 함께 판매한다. 마당은 자연스레 카페의 운치 있는 테라스가 된다.
한옥은 사람이 드나들어야 오랫동안 상하지 않고 건물을 기품 있게 유지할 수 있다. 240년 가까운 세월을 머금은 이곳은 카페로 개방한 현재에도 20대 종손이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카페라는 매개를 통해 집을 개방하여 생기를 북돋우는 것은 물론, 많은 사람들에게 고택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하는 교육의 장, 화합하는 문화의 장소로 재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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