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건강 칼럼]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 시니어每日
  • 승인 2020.07.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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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 하면서 모래집을 만들던 기억나시지요. 또 나뭇꾼이 신선들과 바둑 한 판 두고 산에서 내려오니 부인이 호호백발 할머니가 되었다는 얘기며, 젊어지는 샘물 얘기들도.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약 다시 젊어진다면…” 하는 그런 꿈을 꾸니까 그런 얘기들도 지어진 것 같습니다.

어마어마한 병원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진 의사가 여러분께 병을 고쳐주고 젊음을 되찾아 드린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그 말을 믿겠지요. 수술을 권하든 뭘 하라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고, 아니면 특별한 시혜를 받는 것 같은 특권의식까지 가지게 되고 “누구 알지? 나 누구에게 수술받았어. 거기서 치료받고 있어.” 그렇게 자랑삼아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경력의 의사가 세계 최고의 의술을 베푼다 하더라도 ‘우리 몸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는 사실이지요. 전자제품이라면 생산공장이 있고 부품이 있어 언제나 수리나 원상복구가 가능하지만, 사람은 만든 공장도 없고 부품도 없으니 아무리 용한 의사라 하더라도 자신의 힘만으로 질병 전으로 원상복귀시킬 수는 없습니다.

만약 어느 의사가 자신의 학문에 도취되어 우리 몸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 말한다면 착각도 이만저만 착각이 아니겠지요. 지금의 첨단 의학도 시간이 지나면 다 구닥다리가 되고 더 새로운 이론이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몸은 만든 공장도 없고, 대치할 수 있는 부품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선의 방법은 우리 각자가 우리 몸의 주인이 되어 우리 몸을 창조주가 주신 그대로 감사하게 잘 보존하고 오래 오래 잘 쓰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새 집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비록 헌 집이지만 감사하면서 잘 관리하여 오래 보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러면 의사는 할 일이 없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의사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환자의 현재 상태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하는 것이며, 교육을 통해 우리 몸의 바른 사용방법을 가르쳐드리고, 좋지 못한 결과가 예상될 때 미리 예보하여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게 하고, 일단 유사시에는 가능하면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방법을 강구하는 것입니다.

집이 허름하다고 하여 다 부수고 새로 짓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하는데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은 수술 전보다 못한 경우가 생길 수 있지요.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기계가 오래되어 낡을수록, 증상이 오래 될수록 그것을 해결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뭘까요. 무조건 용한 의사를 찾아서 내 몸을 맡기면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론 안 됩니다. 기계 주인이 닦고 기름치듯 환자 자신이 자기 몸의 관리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적절한 영양 섭취와 알맞은 휴식, 꾸준한 운동, 자기와 맞는 의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상준 평화연합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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