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밤쉘’(BOMBSHELL)의 뜻은 ‘폭탄선언’으로 제이 로치 감독과 챨스 랜돌프의 각본으로 샤를리즈 테론,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 등 연기파 여배우들이 폭스뉴스의 여성 앵커로, 존 라스고가 폭스뉴스 회장 로저 에일스로 출연한다.
영화는 2016년 미국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성차별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 앵커 메긴 켈리에 대한 트럼프의 트위트 공격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폭스뉴스와 계약이 만료되어가는 그레친 칼슨이 폭스뉴스의 회장인 로저 에일스의 성추행을 고발하면서 영화는 극적으로 전개된다. 거대 언론사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 회장은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여성 앵커의 치마를 점점 짧게 입게 하고, 허벅지를 보이게 하면서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 한다. 또한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계약이 만기가 되어가는 앵커에게는 재계약을 미끼로, 신인 앵커에게는 “내가 널 정상에 올려줄 수 있지. 네 충성심을 증명할 방법을 찾아봐”라고 자리를 제안하면서 성적인 욕망을 채운다. 그러나 “누군가는 말해야 해요, 누군가는 분노해야 하는 거야”라며 용기를 낸 내부고발자 그레친 칼슨의 고발에도 증인을 설 동료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들의 일터인 직장을 잃을까봐 로저 에일스 회장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그런 일을 겪지 않았다고 말하며 회장을 옹호한다. 케일라 포스피실의 직장동료인 제스 칼은 폭스뉴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견뎌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내부고발자인 그레천 칼슨은 절망하지만 간판앵커인 메긴 켈리와 신인앵커인 케일라 포스피실은 처음에는 방관자로서 행동하지만 직장을 잃을 각오로 용기를 내면서 자신들이 당한 로저 에일스 회장의 실체를 증언한다. 결국 소유주인 루퍼드 머독이 개입하여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레천 칼슨은 폭스뉴스의 사과를 받고 2천만 달러의 배상금을 받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언론의 경영진들이 어떻게 정치 권력과 손을 잡는지 그들의 어두운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주인공인 여배우들의 열연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여우 주연상과 여우 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실제 메긴 겔리역의 샤를리즈 테론, 그레천 칼슨역의 니콜 키드먼, 로저 에일스역의 존 리스고 등 실물과 닮은 배우들의 뛰어난 분장으로 제92회 아카데미 분장상을 수상하였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미투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사회 지도층 인사의 성상납과 술접대에 시달인 신인 여배우 장자연씨가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후 미투운동이 시작되어 법조계, 영화계, 문화계, 정치계 등에서 많은 피해자들의 고발이 줄지어 이루어지고 가해자인 지도층 인사들이 구속되고 재판을 받았다. 그러나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사건, 2020년 4월에 전 오거돈 부산시장과 7월에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계속 발생하여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제 정부에서는 권력과 지위를 이용한 이러한 직장내 성폭행 성추행 사건들에 대한 법의 단호한 처벌과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격려와 지원을 보내는 성숙한 국민의식도 뒷받침되어야겠다. 또한 성추행 성폭행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법의 잣대로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 직장 안에서 상하관계가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는 직장 문화가 자리 잡아야 되겠다.
또한 2017년 개봉된 알렉산드라 딘 감독의 영화 ‘밤쉘’은 1940년대 할리우드 최고의 여배우이자 무선 주파수 개념을 개발한 과학적 발명가인 ‘헤디 라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