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는 다수당이 소수당 의사를 존중하는 데서 출발
국민은 승자 독식의 의회 운영을 결코 바라지 않아
국가 경영의 총체적 난맥상이다. 1948년 8. 15일 이승만 정부 수립과 더불어 6.25를 겪은 후 역대 어느 정부의 국정 운영에 비해 수많은 부정의혹에다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진 정권이지만 궁금한 점 두 가지만을 묻고 싶다. 첫째 이 나라에 법치주의가 살아 있는지 둘째 여야 간 협치가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다
수많은 의혹 중 두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고 답해 보지만 정의감에 사로잡힌 시민의 마음을 무겁고 우울하게 할 뿐이다. 법에 상식을 가진 국민을 절망케 하고 좌절하게 하는 것은 사회를 지탱해 가는 근간인 법치주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정의를 구현하고 선과 약자를 보호해야 할 최후의 수단인 법을 다루는 법관이 불의와 악을 감싸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부 좌편향 판사들은 정부의 입김에 맞는 판결을 하고 있으니 역대 어느 정부에서보다 정권의의 忠犬과 侍女로 전락하고 말았다.
법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자유와 인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다. 법관은 정권의 압력이나 입김에 휘둘리지 말고 양심에 따라 판결하여야 한다. 그러기에 어느 분야에 종사하는 직업인보다 공정과 정의의 투사여야 한다. ‘자유 민주주의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적 가치를 외면하고 좌편향 이념이나 진영논리에 사로잡힌 의원 및 고위 관료가 불법을 저질러도 법관 자신과 같은 이념이나 사상을 가졌다고 영장을 기각하거나 봐 주기식 판결을 내린다면 이는 법치의 구현인 정의를 송두리째 뒤엎는 행위다. 법에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그런 판결에 불복할 것이며 냉소적 태도를 취할 것이다. 司法府는 死法府가 되어 그 권위는 끝없이 추락할 것이며 그릇된 판결을 내린 법관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권력은 영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권당의 일부 의원은 다수당이라는 힘의 논리를 앞세워 법위에 군림하며 안하무인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전체 의석 3/5에 가까운 176석이라는 巨與의 힘으로 야당의 의사를 무시한 채 모든 법안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니 이는 다수당의 횡포라 아니할 수 없다. 다수의 의견이나 결정이 반드시 옳은 것만은 아니다. 단지 ‘다수결의 원칙’이란 민주주의 원리를 존중하여 받아들인다는 뜻이지 유권자 국민 다수(1/2 또는 2/3 이상)의 의사가 반영된 원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협치는 민주주의 기본원리인 ‘권력 분립’과 그 맥을 같이하며 다수당이 소수당 의견을 존중하는 데서 이뤄질 수 있다. 현 정권은 입법, 사법, 행정(중앙행정, 일부 지방 행정)의 3부를 모조리 손아귀에 넣었다. 삼권 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은 교과서적 구호일 뿐이다. 게다가 현정권은 공영방송과 일부 신문까지 장악하였다. 중립을 지켜야 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 줘야 할 공영방송과 몇몇 신문은 침묵으로 일관하며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권력이 어느 한 기관에 쏠릴 경우, 특히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행정권의 힘이 막강해질 경우 권력의 誤濫用으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개연성이 있다. 이는 헌법이 제시하는 민주적 기본 질서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독재정권 하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정권의 충견 노릇을 하는 법관이 티끌만한 흠결을 지닌 야당 정치인에게는 불리한 판결을 내리고 엄청난 흠결을 가진 여당 정치인에 대하여는 검찰이 기소를 회피하는 직무유기를 범하거나 기소하더라도 법원의 영장 실질 심사 과정에서 법관이 해괴한 법 논리를 펴 기각시킨다면 이는 법치의 중대한 파괴라 아니할 수 없다.
대통령은 국회 개원 연설에서 협치를 주문하였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한 여당은 야당과 국민은 안중에 없는 듯하다. 협치는 소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여 의석수에 따른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만큼은 관례대로 야당이 맡도록 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다. 어떤 법안을 놓고 여여 간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 심도 있는 토론이나 논쟁을 거쳐 합의를 도출, 국민 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 뒤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야당과 국민 의사를 무시한 채 여당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건 민주주의 의회 운영이 결코 못된다. 국민은 그런 승자 독식의 국회 운영을 원치 않는다. 대통령이 주문한 협치는 말과 집권당의 행동이 다르기에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