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를 주니까 날아온다기보다 찾아오니까 먹이를 주는 것이다.
산속의 까치가 수시로 날아와 사람의 어깨 위에 내려앉아 재롱을 피우다 가는 사례가 있다. 임도현(66・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대구수성구지회 사무국장) 씨가 키운 산까치 이야기다. 그는 까치에게 ‘무공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다. 무공수훈자회 사무실에서 자랐다는 뜻이라고 한다. 임 국장이 출근하면 어디서 날아오는지 어깨에 휭 내려앉고, 퇴근할 때도 멀리까지 따라온다,
만난 경위를 묻는 말에 그는 “지난 6월 3일 걸음마 단계의 작은 새끼가 큰 가로수의 둥지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장난삼아 건드리는 데다, 지나는 차량에 치일 우려도 있었다. 어미는 나무 위에서 이리저리 날며 어쩔 줄 몰라 했지만, 나무가 너무 높아 올려줄 수 없었고, 구청과 조류협회에 연락해도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까치는 사과와 같은 과일을 쪼아대니까 유해조류로 분류되는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지회 사무실로 데리고 와서 사료, 계란, 과일 등의 모이를 주며 두 달 반 정도 키웠다.”라고 답했다.
언제까지 키웠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두 달 남짓 키우다 8월 11일 산속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쉽게 날아가지 않았다. 내가 숨고 주변 사람들이 나서서야 결국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자연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않고 주변을 맴돈다. 떠나보낸 다음 날 출근길의 나를 알아보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다시 찾아왔을 때는 반가웠다. 지금도 운동장에서 나를 보면 금방 찾아서 날아온다.”라고 말했다.
인간에게도 은혜는 쉽게 잊히게 마련인데, 자연 짐승인 까치가 오히려 은혜를 잊지 못하는 모습에 혼란스럽다. 어릴 적부터 키우면 까치도 각골난망인 것일까? 일요일에도 모이 주러 사무실에 나올 정도로 무공이를 아끼는 그의 마음이 애틋하다.
먹이 때문에 찾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에 그는 “어깨 위에 앉아 재롱떠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먹이를 주니까 날아온다기보다 찾아오니까 먹이를 주는 것이다.”라며 선을 긋는다.
이어서 “찾아오지 않으면 섭섭하겠지만, 까치답게 살려면 짝을 만나 자연 속으로 들어가야할텐데.”라며 걱정한다.
관계기사: 아기까치 보살피는 국가유공자 임도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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