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과 체험관으로 곁에 오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 이 말을 들었으리라. "성냥으로 불장난 하지 마라. 아껴 써라.’
경제개발과 산업화 물결 속에서 알게 모르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운 순간들이 피어 날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소환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한다.
의성군 의성읍 도동리에 6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마지막 성냥 완제품 공장인 의성 성광성냥공업사가 가동을 멈췄다. 1954년 제품 생산을 시작, 한때 직원 수가 160여 명에 이르러 지역경제에 많은 역할을 담당한 기업이었지만, 대체제품과 중국산에 밀려 2013년 문을 닫고 말았다.
성냥이 지난날 집들이 선물로 몸값을 올린 때도 있었다. 이사하는 날 불을 가져가는 것은 불길처럼 번창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 아름답고 따뜻한 마음들이 편리를 무기로 한 계산적 현대화의 물결에 더 이상 자신을 태우지 못 하고 밀려나고 말았다.
인천 등 여러 곳에서 많은 제품들이 생산되었지만 의성성광성냥공업사 제품은 강릉, 속초를 따라 동해안으로, 남쪽은 부산, 진해, 마산으로, 내륙 충청도에 이르렀고 특히 염분농도가 높은 어촌이나 어선에선 점화도 잘 되고 눅눅해지지 않아 타지방 제품보다 선호도가 높고 인기가 좋았다 한다.
아쉬운 문화유산들이 사라져가는 이 때, 성광성냥공업사는 지난해 정부의 유휴공간 문화 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올 3월에 개발용역이 완료되었다. 내년부터 총 사업비 178억 원을 투입하여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이 진행되면 근대산업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으로 지역민 곁에 남아, 관람과 체험관으로, 조문국사적지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지역경제와 의성 문화산업 발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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