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의 성분은 몸을 따뜻하게
여름에 친정에서 얻어온 쪽파를 심었다. 돌밭에 심은 쪽파는 어찌어찌하여 싹을 틔우고 모양새를 갖췄다. 게으른 밭 주인을 아랑곳하지 않는 품새가 기특하다.
쪽파는 일 년에 두 번 먹을 수 있다. 봄에 자란 것을 거두었다가 말복이 지나고 나서 재차 심으면 김장철에 맞춰 알맞게 먹을 수 있다. 파를 뽑아 김치 담그고, 장아찌도 담갔다. 파김치야 보편적으로 담그지만, 파 장아찌는 생소한 면도 없지 않다.
조선 후기 조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실파 장아찌’가 소개되었다. 1500년 전에 중국에서 들여온 것으로 알려진 실파는 여러해살이 풀로 제철은 9월~ 12월이다. 파의 자극 성분인 황화알릴은 뿌리 쪽의 흰 부분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혈전 예방, 콜레스테롤 저하, 혈당 억제, 살균 효과 등의 작용을 한다.
실파 대신 쪽파를 이용해 장아찌 담근다. 실파보다는 조금 질긴 식감을 가지지만 매운 성질은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쪽파는 신장병에도 좋고 인슐린 농도를 낮추어 주며, 노화를 막아주는 물질도 다량 함유되어 있다.
옛 조리서에는 ‘실파를 깨끗이 씻어 미나리 장아찌 같이 만든다’라고 기록되었다. 미나리로도 장아찌를 만들었다는 방증이다. ‘이른 봄 움파를 사용하는 것이 더욱 맛이 좋다’고 하니 이른 봄에 움파 장아찌 만들기를 시도해 봐야겠다.
시의전서에 나오는 장아찌 만드는 방법이다.
1. 간장에 물엿을 넣고 달여서 식힌다.
2. 실파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간장에 절인다.
3. 먹을 때 절인 실파에 파,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 깨소금, 식초를 넣어 무친다.
쪽파를 이용해서 장아찌를 만들었다. 시의전서 조리법을 참고하였다.
Tip: 파와 미역은 궁합이 맞지 않는다. 파에는 인과 유황이 많아 미역국에 넣으면 미역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