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조 서양화가(동국대 명예교수)는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대구 수성구 무학로 180)에서 11월 3~8일 ‘팔순기념 회고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화업 60년을 맞은 최 작가는 몇 해 전부터 세상에 남겨놓을 그림을 연구하면서 100호짜리 30여점을 80세 생일에 맞추어서 전시회를 준비해 왔다. 최 작가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하여 전시회를 계속 미루어 왔다. 작가는 지난 9월 세 번째 시집 '내 그리움은 정처가 없다' 발간하여 아내의 생일선물로, 이번 전시회에 방문하는 내방객들에게 증정하고 있다.
최영조의 60년에 이르는 화력은 처음 체온을 느끼는 서정적인 자연에서 그 다음 검은 단색조의 수묵화와 같은 화면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80년대에 이르면 기하학적인 면의 조직에로 변신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들이 90년대에 이르면 찢어지고 흩어지면서 불규칙적인 다면체의 공간이 나타난다. 그야말로 이들 과정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넓고 먼 탐험에 이르고 있으며 마지막의 이 복잡한 포스티즘(Postism)속에 여인의 얼굴같은 모습이 나타난다.
서정적인 자연의 모습에서 기하학적인 면이 입체파의 동시성(同時性)이나 다시점(多視点)에로의 모색을 거쳐서 베일 속에 감추고 있는 여인(예술)의 실체를 찾아 들어가고 있다. 끝내 그것은 밝혀지지 않는「무(無)의 심연(深淵」과 같은 곳이지만 작가의 집념은 멈출줄을 모르는 몰입속에 있다.
미술평론가 장미진은 “작가는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면서 추구하는 조형의 세계와 예술 의지의 방향은 자연과의 융화를 통한 인간성 회복이라는 면에서 일관성을 보인다. 그의 그림은 붓길에 실린 형태와 색채의 리듬이면서도 현실을 넘어서 영원한 유토피아를 꿈꾸는 시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 하늘과 바다와 산과 여인의 실루엣이 서로 얽혀 산인가 하고 보면 여인의 몸 실루엣이고, 바다인가 하고 보면 하늘이고 다시 여인의 얼굴이 된다. 그의 화폭 안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통한다. 이러한 지점에서 밝은 색채의 음률을 타고 율동감 있는 삶의 이야기가 서술적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그의 회화는 캔버스 평면공간을 일상적 시ㆍ공간을 넘나드는 환상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다.” 고 평했다.
최영조 작가는 “세월의 안개가 더 짙어지기 전에 한 번 만나뵙고 싶고, 만나 손 한 번 잡아보고 싶습니다. 그림 몇 점 걸어두고 기다립니다. 오셔서 제 누추한 삶의 풍경들을 따스한 눈빛으로 어루만져주시고 괜찮다, 괜찮다고 한 말씀 건네주시면 정처 없는 내 그리움 따라 또다시 길 떠날수 있겠습니다. ”라고 겸손의 초대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