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물, 재채기를 주로 일으켰던 겨울철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 중 하나였던 코로나 바이러스. 항바이러스제 치료 없이도 저절로 호전되었기에 가벼이 여기던 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형이 전세계를 멈추고 있다.
2, 3월 폭발적인 환자 수 증가로 누적 확진자가 6천 명을 넘었던 대구. 영남대병원은 2월 26일 감염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5월 20일 감염전담병원 해지 시까지 151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다. 5월 19일, 7명의 환자를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원 보내며 이제 코로나19는 대한민국에서는 잠잠해질 것을 기대했다. 완벽한 대비 없이 마주한 1차 유행이었지만 드라이브 스루와 같은 빠른 진단, 추적, 격리로 1차 유행을 극복하면서 치료약과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던 때이지만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소멸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국내 첫 환자 발생 후 현재 세 번째의 유행이 진행하고 있다. 1, 2차 유행이 조절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지 한 달여만에 특정 집단 중심의 유행이 아닌 동시다발적 유행으로 예측이 불가능한 3차 대유행이다. 여러 다국적 제약회사의 백신 개발 희소식이 들리지만 국내에서 상용 시기를 고려한다면 우리는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버텨야 한다.
암울하게 들리겠지만 코로나19,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이 종식되지 않았고 국내 지역사회 전파가 현실화된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의 종식을 기대하기 어렵다. 감염병 유행의 특징상 최대 잠복기의 3배 기간 동안 추가 환자 발생이 없어야 종식이 가능하나 우리는 여러 번 그 기회를 놓쳤다. 효과적인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치료 약제가 개발되어도 평생 면역을 가질 수 없다면 매년 유행하는 독감처럼 상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9개월간 국내 경험으로 철저한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이 최강 백신처럼 전파를 차단할 것이다. 환자 발생에 따른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생활 영위의 필수 조건임을 대구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온라인 등교에서 대면수업으로 전환하기 전, 대구시 교육청 담당자에게 학생 및 교직원 확진자는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추가 감염이 없도록 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역이라고 자문했었다. 실제 전국에서 n차 감염이 최소화된 현장이 대구이다. 대구에서는 먹고 마실 때는 말없이, 대화할 때는 마스크 쓰고의 ‘마스크쓰Go’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주로 대화 시 나오는 침방울에 의해 전파되기에 침방울 차단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 내 환자발생이 없더라도 해외 유입 환자 보고가 지속되고 다른 지역과 이동이 활발할 수밖에 없기에 마스크 쓰기는 일상화되고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구분에 따른 활동 제한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벗어난 외부 활동 시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가 잘 지켜진다면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도 일상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방역 수칙에 느슨함 없이 최장 6주간 추가 환자 발생이 없을 때까지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올바른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를 잘 지켜간다면, 백신과 치료약제 없이도 코로나19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는 것이 가능하다.
허지안 교수(영남대학교 병원 감염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