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농사 준비 시작
재래식 방법으로 거름 준비
재래식 방법으로 거름 준비
"이장님, 오후에 계시나요?"
목장을 하는 상당 아재가 전화를 합니다.
"오후에는 집에 있습니다."
"그러면 3시경에 소거름 한 차 갖다 드릴게요!"
"고맙습니다. 기다릴게요."
해마다 이 무렵이면 상당 아재가 소거름을 몇 차 실어다 줍니다. 올해도 배추와 무를 넉넉히 드렸더니 소거름으로 갚을려고 합니다. 나도 배추 값을 돈으로 받기보다 거름으로 받으면 부담이 적어 좋습니다.
귀촌한 첫해부터 우리 배추를 사가더니 어느해에는 거름을 몇 차 갖다 주길래 해마다 거름으로 달라고 해서 이제는 배추를 가지고 가고, 거름을 가지고 오는 연중행사가 되었습니다.
가지고 온 소거름에 왕겨를 많이 섞고 바깥 화장실 인분도 퍼다 넣어 내나름대로는 좋은 거름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옛날 어른들이 하는 방식대로 그대로 재현해 보았습니다.
비닐로 덮어 겨울 내내 발효를 시켜 내년 농사철에 밭에다 내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거름은 돈을 주고 산 화학 비료에 견줄 바가 아닙니다. 이런 거름으로 농사를 지으면 밭작물들이 잘 자라서 생산량도 늘고 무와 배추 등은 맛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모두들 재래식 거름이 좋은 것은 알지만 만들기가 힘이 들어 쉽게 살 수 있는 화학 비료를 애용합니다.
오늘은 여러 집 갖다 주느라 시간이 없어서 한 차만 가지고 왔는데, 앞으로 한 차 더 갖다 준다고 하네요!
산더미 같은 거름을 모으느라 힘은 들었지만 쳐다보니 내년 농사 준비가 끝나 기분이 좋은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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