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경로당 회원들에게 환원
오늘 우리 마을에서는 올해 구순(1명), 팔순(1명), 칠순(3명)을 맞은 경로당 회원 다섯 분의 합동 생신 잔치가 있었다.
전에는 관광 여행을 가서 현지에서 거창하게 차린 점심 식당에서 또는 마을 회관에서 음식을 마련해서 하는 행사였다.
그런데 올해는 아주 간단하게 했다.
행사 때마다 준비하던 케이크 대신에 떡방앗간에서 백설기 7되를 하고 비피더스 음료수만 준비를 했다.
생신을 맞은 회원은 이미 봉투를 전하셨는데 시간이 흘러 연말이 되니 올해가 가기 전에 해야겠다 싶어 준비를 했다.
우리 마을에서는 5년 전 내가 경로당 총무가 된 후로 남자들은 50만원, 여자들은 30만원으로 금액을 정하였다. 개인적으로 식당에서 하면 더 많은 돈이 들고 찬조도 금액을 정하지 않으면 갈수록 더 늘어나 부담을 느낄 수도 있어서 여럿이 모여 금액을 대략 정하였다. 이 정도 금액은 부담을 느끼지 않고 모두 좋아하셨다. 이 금액도 부담이 되어 더 적게 내거나 또 형편에 따라 찬조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 올해도 다섯 분이 성의껏 낸 돈이 200만 원이 넘었다.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이 돈으로 식당에 가서 축하를 해드리고 맛난 소고기를 대접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식당에서 단체 식사를 할 수 없고, 마을 경로당도 폐쇄되어 식사를 할 수 없어서 사전에 당사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마을 회관 앞 마당에 백설기 떡 상자에 초만 꽂아 간단히 차리고 식을 했다.
떡에 꽂은 초도 평소에 케이크를 사고 받은 초가 남아 있는 것을 사용하였다. 촛불을 끄는데 케이크를 사지 않고 집에 있는 초를 사용하다보니 폭죽도 잊어 버렸다. 그대신 모두들 큰 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드렸다.
그리고 특별한 선물을 돌렸다. 식사비로 찬조한 돈에다 평소 찬조받은 돈을 합해 경로당 회원 1인당 10만 원씩이 든 봉투를 드렸다. 51명에게 돌렸으니 모두 510만 원이다.
해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던 식사를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세 차례 정도 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식사비가 많이 모이게 되었다. 그 식사비를 해가 바뀌기 전에 오늘 돌려드린 것이다.
내가 사회를 보면서 올해 정부 지원금과 청도군 지원금을 고맙게 받았는데 오늘 드린 돈은 <우리 마을 자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을 지원금>이라고 이름을 붙였더니 모두들 좋아하신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가지 불편을 겪고 계시는 어르신들이 빨리 코로나19가 해결되어 예전처럼 기쁜 마음으로 서로 만나고 하고 싶은 일들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본 기자도 칠순이라 같이 서서 축하를 받아야 하는데 사회를 보느라 마이크 앞에서 진행을 했다.
내 조그만 수고로 마을 어르신들이 행복해 하시면 그게 바로 이장님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