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보다 칼슘 많아
간질환, 춘곤증 예방에 좋은 냉이
이맘때 냉이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냉이인지 마른 풀인지 구분이 안 간다. 얼마 전에 땅을 파니 언 땅에 호미가 들어가질 않았다. 영하 16도에 대지가 꽁꽁 얼어붙은 것이다. 며칠 새에 날씨가 풀려 다시 땅을 쪼았다. 검갈색 이파리를 당기자 하얀 뿌리가 힘차게 딸려 나온다. 신기하지 않은가, 저 여린 것이 노지(露地)의 강추위를 어떻게 견뎠을까.
밭 언저리나 양지 녘에 저절로 자라는 게 냉이인 줄 알았다. 며칠 관찰해보니 냉이의 생명력을 함부로 저울질해서는 안 될 성 싶다. 한겨울 시린 별빛만 먹은 게 아니라 찬바람에 치이고, 살얼음에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버틴 것이었다. 강인할밖에.
냉이는 나물만으로 먹는 것이 아니다. 한방에서는 야채보다는 약초로 부르는 약용식물이다. 냉이의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제채(薺菜)라고 한다. 지방에 따라 나상구· 나생이· 나숭개· 나시· 나잉개이라고도 부른다. 맛과 성질은 달고 싱거우며 시원하다. 냉이 뿌리에는 콜린 성분이 들어있어 간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고, 각종 부인병과 눈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 ‘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간에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 준다’ 고 기록되어 있다.
냉이는 단백질의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겨울에 이만한 비타민 보급품이 어디 있으랴. 또한 봄의 복병인 춘곤증 예방에도 냉이만큼 좋은 식품은 없다.
냉이를 다듬어 된장찌개를 끓인다. 냉이 향을 즐기려면 가급적 다른 재료를 넣지 않는 게 좋다. 심심하게 푼 된장에 두부와 고추 몇 개 넣어 국처럼 훌훌하게 끓였다. 봄이 시작된다.
Tip: 냉이는 샐러드, 초무침, 숙채, 국 등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 칼슘이 시금치보다 많이 함유 되어 있어 몸에 이로우나, 결석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