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 연 경로당에 웃음꽃 활짝
다시 문 연 경로당에 웃음꽃 활짝
  • 권오섭 기자
  • 승인 2021.07.05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2월 폐쇄 8월 잠시 재개장 후 무기한 문 닫아
백신 1차 이상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경로당 운영 재개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과 먼저 떠난 회원에 대한 아쉬움도 커
코로나19로 장기간 폐쇄되었던 경로당이 오랜만에 재개장해 활기를 띠고 있다. 권오섭 기자
코로나19로 장기간 폐쇄되었던 경로당이 오랜만에 재개장해 활기를 띠고 있다. 권오섭 기자

"너무 좋죠. 오랜만에 경로당에 나오니 숨통이 확 트이는 것 같네요. 다시는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모두 조심해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무기한 문을 닫았던 대구지역 경로당이 5일 운영을 재개해 오랜만에 어르신들이 활기를 띠었다.

경로당에는 운영을 재개한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은 어르신들이 예전의 밝은 모습을 찾고 있었다.

대구지역은 백신 1차 이상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경로당 운영을 재개했다.

5일 오후 장맛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대구 북구의 대구노원한신더휴 경로당을 찾았다. 정회원만 60명 이상 가입된 대규모 경로당에는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벌써 20명 이상의 어르신들이 삼삼오오모여 그 동안의 서로의 안부와 치매예방에 좋다는 죽마고우(고스톱?)로 예전의 모습을 점차 회복하고 있었다.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의 지팡이와 성인용 보행기, 신발. 권오섭 기자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의 지팡이와 성인용 보행기, 신발. 권오섭 기자

지난해 2월 대구지역의 코로나19의 집단 발생으로 폐쇄된 이후 수차례 재개장 소식으로 들떠있었지만 잠시 개장 후 무기한 폐쇄로 쉼터를 잃었다.

경로당을 찾는 어르신들은 입구에서 먼저 백신 1차 이상 접종 완료한 임원(회장, 총무) 중 지정된 자체 방역책임자가 백신접종 여부 확인, 출입자 명부관리, 발열체크, 마스크 상시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거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경로당을 찾은 어르신들은 지난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과 5월 17일에서 18일에 걸쳐 2차 접종을 마친 어르신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 아파트 경로당은 항상 재개장에 대비하여 문을 닫은 기간에도 관리직원들이 매주 주기적으로 방역과 청소를 철저히 해왔다.

홍수연(85·대구 북구 노원로 10길 40) 노인회장은 “오랜만에 건강하고 반가운 얼굴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몇 차례 경로당을 연다는 소식에 준비는 했지만 계속 연기가 되어 이제라도 문을 다시 열어 다행이고, 회원 모두가 방역수칙을 잘 지켜 폐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로당을 방문한 회원들은 코로나19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경로당이 문을 닫는 동안 매일 만나 얘기를 나누던 말벗을 잃거나, 답답함 등 코로나블루로 먼저 회원들의 곁을 떠나 유명을 달리한 회원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보였다.

경로당이 문을 열기 전 삼삼오오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권오섭 기자
경로당이 문을 열기 전 삼삼오오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다. 권오섭 기자

조춘자 총무는 "장마철이고 무더운 여름철에 나들이하기도 어렵고 집안에만 있으면 답답할 텐데, 경로당이 문을 열어 다행이다"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운영시간이 단축되었지만 빨리 코로나가 진정되어 예전의 경로당 모습을 되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어르신은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다. 경로당 이용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되며, 경로당 내 음식 섭취는 금지된다.

대구지역 경로당은 1천522곳, 노인복지관은 19곳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난해 2월부터 폐쇄된 후 1년5개월가량 모두 문을 닫아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진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