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설립한 '기청산식물원'은 경북 포항시청으로부터 북쪽으로 24km에 위치한다. 사립 청하중학교를 품은 약 2만4천 평 부지에 2천500여 종의 우리 꽃 우리 나무들로 꾸며놓은 박물관식 교육식물원이다. 멸종 위기 식물을 서식지 밖에서 안전하게 관리하여 자생지에서의 멸종에 대비하기도 한다.
정문 입구에 들어서면 2002년 산림청으로부터 ‘기청산식물원’, 2004년 환경부로부터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받은 현판이 보인다. 환경부로부터 ‘생물 다양성 관리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현판도 이들과 함께 걸려 있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무진장 분출된다는 이 식물원은 ‘울릉식물관찰원’, ‘아열대식물원’, ‘자미원’, ‘희귀·멸종위기식물원’, ‘향기향수원’, ‘약용식물원’ 등 모두 15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관계자는 “구역마다 자연스러운 색감의 연출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라고 안내한다.
'울릉식물관찰원'에는 울릉도 특산 및 희귀식물이 한데 모여 있으며, '아열대식물원'은 북서풍을 막아주는 대숲 안쪽에 자리 잡아 따뜻한 곳으로서 40년 이상 자라 군락을 형성하고 있는 차나무와 아왜나무를 비롯하여 계피 향을 내는 생달나무, 고무나무 느낌을 주는 굴거리나무 등 다양한 상록활엽수가 자라고 있다.
'자미원'에는 자주초롱꽃, 자란초 등 자색 꽃을 피우거나 자색 잎을 가진 식물들을 수집 전시해 놓았다. 이곳에는 기청산식물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낙우송이 식물 중 왕(king tree)으로 추대되어 반세기를 자리하고 있다. '향기향수원'에는 잎을 찢어 그윽한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체험용 풍향수 잎을 설치해 놓았다.
'해변식물전시원'에는 부처꽃, 갯메꽃, 갯방풍, 갯취, 기린초 등 염해에 강하면서 관상 가치가 높은 식물을 전시하고 있다. 9월 중순 이후 알뿌리전시원에는 꽃무릇이 만개한다. 기청산식물원에는 식물과 함께 자생하는 참새, 딱새, 박새, 오색딱다구리, 곤줄박이, 직박구리, 어치, 진박새 등 30여 종의 텃새와 꾀꼬리, 후투티, 소쩍새, 파랑새, 호랑지빠귀, 물총새 등 30여 종의 철새가 서식하고 있다.
1964년 서울대학교 농대 임학과를 졸업한 이삼우 원장은 사립 청하중학교(포항시) 교사로 근무하다 1968년 기청산농원을, 1991년 기청산식물원을 설립하였다. 그는 “당시 식물 사대주의에 침착된 조경 계에 환멸을 느끼고 우리 땅에는 우리 꽃 우리 나무가 제격이라는 새바람을 일으키는 데 주력하였다”라고 말한다.
그는 저서 ‘한 촌부가 본 얄궂은 세상사2’에서 “신명이 가장 좋아하시는 3가지 덕성 중 그 첫째가 음덕(陰德)이요, 둘째가 심덕(心德)이며, 셋째가 공덕(功德)이라 했다. 자기도 모르게 덕을 베푸는 것이 최상이요, 마음 씀씀이로서 덕을 쌓는 것이 둘째며, 동네방네 소문나게 물질로써 적선을 베푸는 행위를 공덕이라 하여 서열이 세 번째라 했다. 양보라는 것은 신명이 좋아하는, 적선치고는 고급에 속하는 음덕 중의 하나다.”라고 저술하고 있다. 기청산식물원은 방문객들에게 그가 말한 어떤 덕을 베풀고 있을까?
기청산식물원은 오전 9시에 개장하고 계절에 따라 마감 시간이 조금씩 다르며 매주 월요일은 휴원이다. 경로, 군경, 학생 및 단체인 경우 입장 관람료가 할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