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병원 목회를 헌신적으로 돕던 강 집사님 댁을 찾게 되었다.
자녀 둘을 목회자로 만든 모 장로님이 교회를 지을 장소를 봐 달라는 부탁과 함께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집사님 댁이었기에 쾌히 승낙하고 따라나섰다. 70대 후반에 집사님은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노년을 멋지게 보내고 계셨다. 동호인들과 가든 골프와 탁구를 즐기심으로 탁구가 거의 프로급이란 소문도 있다.
평소에 매사를 긍정적으로 모 대학 병원에서 호스피스(말기 암 환자들의 임종을 편안하게 맞이 하도록 도와주는 도우미)로 다년간 수고하셨고 요단강 건너기 직전에 계신 분들의 대기실이라는 별명이 있는 요양원에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모시고 드리는 예배에도 오래동안 정성으로 보살피신 모습이 너무 존경스러웠다. 지금은 자녀 아들 둘을 모두 출가시키고 부부가 원앙처럼 지내고 계신 모습이 무척이나 정겹게 느껴졌다.
집사님도 한때 세상에서 방황할 때도 있었다고 한다. 세상이 좋아 세상에 취해서 살아갈 때 모 전도사가 강권하여 복음을 전함으로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고 그동안 낙으로 살았던 세상의 모든 것들이 무가치함을 알고 여생을 이웃을 위하여 헌신하기로 다짐하고 실천해 가고 있다. 집안(백운로 254길)에 들어가 보니 그 연세에 사회 복지사 자격증, 요양 보호사 자격증이 벽에 걸려 있었다. 옆에는 모 봉사단체에 물질을 장기간 기부함으로 감사의 표시로 드린다는 감사장도 함께 걸려 있었다.
집 주위에 있는 텃밭에는 대추나무와 무화과나무를 비롯하여 각종 작물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특히 고추는 얼마나 잘 가꾸었는지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가 2m가 넘는 키에 빨갛게 익은 고추와 거의 한 뼘이나 되는 큰 고추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상상을 벗어나 고추 닢이 이렇게 넓고 고춧대 키가 2m가 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이렇게 크게 성장할 수도 있구나,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함께 봉사하던 대원들이 찾아오면 대추에 고추에 따서 들려 보내느라 부산해진다.
잠시도 앉아있지 못하는 부지런함에 터 밭의 작물들이 더욱 탐스럽게 자라나고 인생에 활력소도 듬뿍듬뿍 들어온다. 이제 코로나라는 괴질이 한풀 꺾기면 다시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우리의 삶이 어느새 석양 노을이지만 바쁘게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에게는 늙을 틈이 없는 멋진 부라보 인생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