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따라 맛 따라] 양미리 아이스크림
[이야기 따라 맛 따라] 양미리 아이스크림
  • 노정희 기자
  • 승인 2021.12.3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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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용, 양미리

김모 선생이 문학상을 탔다. 상금이 백 단위이다. 축하한다고 입말로 때웠는데 밥 사겠다고 한다. 별다방 커피까지 쏘겠단다.

김모 선생과 여성 넷은 테이블 두 개에 따로 앉았다. 그런데 김 선생이 베라 아이스크림을 나한테 건네는 게 아닌가. 밥. 커피, 아이스크림, 어찌 이걸 다 먹을까.

특별히, 나한테만 건네는 아이스크림. 나보다 나이 어린 여성 셋을 두고, 하필 나이 많은 내게 화려한 봉지를 건네다니. 부러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김 선생 말인즉슨, 김 선생 사모님이 특별히 내게 주라고 했단다. 사모님이 미인이고 솜씨 있는 분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바, 그렇다고 절친한 사이도 아닌데 나한테만 아이스크림을 주라고 했다니. 다른 여성들은 얼마나 부러웠을까, 아이스크림 봉지를 열어볼려고 집착한다.

 

팬에 구운 양미리. 노정희 기자
팬에 구운 양미리. 노정희 기자

양미리는 말 그대로 용, 바다의 용이다. 얼마나 영양소가 많으믄 용이라고 부를까. 불포화지방산에 필수아미노산, 혈관질환에 도움을 주고, 알콜 해독에 효과, 칼슘 풍부...

김 선생 댁에 양미리 한 박스 선물 들어왔단다. 이집 저집 나눔하고, 여성 넷 만나러 간다고 했더니 사모님이 양미리를 싸서 비닐에 담고, 아이스크림 봉지에 넣어주더란다. ‘노 선생은 양미리 주면 요리해서 먹을 것이다’라며. 그럼 다른 여성 셋은 양미리 요리할 줄 모른다는 얘기네.

싱싱한 양미리 다듬어서 맛소금 살짝 뿌려 팬에 구웠다. 노릇노릇하니 꽁치구이와 비슷한 비주얼이다. 고소한 맛이 기가 막힌다. 탁배기 안주로 딱 알맞다.

김 선생한테 밥 얻어묵고, 커피까지. 거기에 보태 양미리까지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 봉지 속의 양미리, 영양가 많은 제철 생선을 달달하게 먹었다.

손질해서 소금 뿌려둔 양미리. 노정희 기자
손질해서 소금 뿌려둔 양미리. 노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