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매일 지각하는 학생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날마다 지각을 하는 것을 보고 그 학생이 괘씸해서 회초리를 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선생님은 차를 타고 학교에 가다가 늘 지각하는 그 학생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한 눈에 봐도 병색이 짙은 아버지가 앉은 휠체어를 밀고 요양시설로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선생님은 지각은 곧 불성실이라는 생각에 이유도 없이 무조건 회초리를 든 자신이 부끄러워 심한 자책감이 들었다. 가족이라고는 아버지와 단 둘 뿐이라서 아버지를 지켜드려야 하는 입장의 지각한 학생, 게다가 요양원은 문을 여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학생은 시간에 맞춰 아버지를 모셔다 드리고는 정신없이 뛰어서 학교에 가야 했고 그래도 매일 지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역시 지각생이 된 학생은 선생님 앞으로 가서 말없이 종아리를 걷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회초리를 학생의 손에 쥐여 주고 자신의 종아리를 걷었다. 그리고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라는 말과 함께 그 학생을 따뜻하게 끌어안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함께 울었다는 이야기를 옮겨 보았다.
‘프레임(frame)’은 틀(액자)을 가리키는 단어로 ‘프레임의 법칙’이란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떠한 틀을 갖고 상황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가령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음흉한 남자를 가리켜 늑대 같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늑대는 가족애가 강해서 수컷 늑대는 암컷이 죽기 전까지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으며 일부일처제만 고수한다. 암컷이 먼저 죽으면, 가장 높은 곳에서 울어대고 자신의 암컷과 새끼를 위해서 다른 천적들과 싸우기도 하며, 간혹 재혼한 수컷 늑대라도 과거에 새끼들까지도 책임지고 키운다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잘못된 인식에서 오는 편견은 늑대의 경우처럼 흔히 사람들을 자기주관으로 단순하게 평가하기도 한다.
상대방을 깊이 알지도 못하면서 ‘똑똑한 사람’ ‘우둔한 사람’ ‘욕심쟁이’ ‘꽤 많은 사람’ ‘고집불통’ ‘게으른 사람’ ‘믿을 수 없는 사람’등 자신의 단편적 생각으로 쉽게 평가해 버리고 자기 생각이 옳다고 믿는 경우가 적지 않다. 편견과 선입견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우리는 좀 더 살펴서 넓은 세상의 정보와 지혜를 배울 수 있어야겠다. 그래서 더욱 소통하면서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건 상대방이 되어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세상을 통해 배우고 익힌 고정관념의 잣대를 갖고 자기 마음대로 현재를 재단하면서 상대를 오해하거나 세상이 말세라고 욕하고 불평만 해서도 안 된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세상은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보일 수도 있고 다르게 만들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대인관계도 마찬가지다.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되더라도 저 사람에게 뭔가 틀림없이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야. '저 사람의 마음은 지금 얼마나 힘들까?' 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채 섣불리 판단하고 잘못된 단정을 하지 말자. 상대방이 내 상식으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한다면 우선 왜 그랬는지, 나의 판단과 결정에 잘못은 없었는지 생각해 보자. 냉정하게 역지사지로 되돌아보자. 그래서 뒤늦게라도 깨닫고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하는 마음의 자세가 우리에겐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