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7마리의 새끼들이 오종종하게 떼를 지어서 기다리고 있다
대구 신천에는 오리가족의 생명을 위협할 만한 천적이 거의 없다
대구 신천으로 오리가족이 산책을 나왔다. 어미 한 마리와 새끼 두 마리로 도합 세 마리. 의외로 식구가 단출하다. 시멘트콘크리트 둔치에서서 신천을 바라다보는 어리새끼 두 마리의 모습이 얼떨떨해 보인다. 어리보기한 표정이 갓 부화, 세상에 첫 걸음을 내딛는 듯하다. 어미가 털을 고르면 털을 고른다고 흉내하고, 어미가 물을 바라본다 싶으면 나란히 물을 바라다본다. 잠시 숨을 고르던 어미가 물가로 내려서자 반사적으로 뒤를 따른다. 어미의 행동을 보고 따라하는 모습이 사회에 대한 적응훈련으로 여겨진다.
전 세계에서 오리과와 기러기과에 속하는 조류는 146종이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38종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오리류는 텃새로 흰빰검둥오리와 원앙으로 2종류뿐이다. 현재 대구신천에는 흰빰검둥오리와 천둥오리 등이 살고 있다.
오리의 부화 시기는 대략 4~7월경으로 한 배에 10~12개의 알을 낳는다. 약 26일 간을 포란하여 부화한다. 땅 위나 갈대밭, 바위틈 등지에 풀이나 갈대의 잎과 줄기 등으로 둥지를 만든다. 새끼를 부화할 때는 가슴의 털을 뽑아 둥지 바닥에 깔아 알을 보호한다. 갓 태어난 새끼오리는 온몸이 어두운 갈색이며 발은 주황색이다. 부리는 흑색이며 부리 끝은 황색이다.
겨울 새로 대표적인 종은 청둥오리로 집오리의 선조이기도 하다. 좁은 의미로 집오리는 고방오리 쇠오리 등 4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가장 흔한 종들로 담수에 산다.
어미를 따라 거침없이 물로 뛰어든 새끼오리가 어미의 꽁무니를 쫓아 건너편으로 나아간다. 오리라는 이름답게 배우지 않아도 생존본능으로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살랑살랑 따라서 간다. 여울지는 물살에도 거침이 없다. 어미오리가 도착한 건너편에는 이미 7마리의 새끼들이 오종종하게 떼를 지어서 기다리고 있다. 어미는 올 봄을 맞아 9마리의 달하는 새끼 부화에 성공을 했었나 보다.
뒤늦게 합세한 2마리의 새끼는 형들보다 한참이나 늦게 부화에 성공하여 애타게 어미를 불렸는가 보다. 건너편에서 새끼의 울음소리를 들은 어미가 뒤늦게 달려와 가족상봉을 이룬 모양이다. 이제야 안심이라는 듯 온가족이 느긋하게 아침 햇살을 즐긴다.
대구 신천에는 오리가족의 생명을 위협할 만한 천적이 거의 없다. 과거에는 야생고양이, 황조롱이 등이 더러 있었지만 말끔하게 정비를 마친 뒤로는 이들 대부분이 사라진 상태다. 오리가족의 앞날이 무탈,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