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군 모서면 화산국교 12회 졸업생 60여명은 동창이라는 글자 밑에 이름을 새겨 놓았다. 6년 동안 코 흘리게 의 추억으로 새겨놓은 이름들을 365일중에 단 하루라도 불러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 만남의 날을 3월1일로 정해 놓았다.
설렘의 마음은 세월에게 빼앗겼지만 이름만 불러도 마음에 여울이 일렁이는 듯 그리움은 행복으로 덧칠을 한다. 먼저 간 친구들의 몫까지 추억을 들추어 보니 추억 속에서 싹트다 만 우정들이 우굴 거린다.
만남을 오래도록 가진 우리도 종착역까지 갈지 간이역에서 내릴지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해야겠지만 준비된 행복만은 두고 가지 말자고 이렇게 1년에 한번이라도 만남을 가진다. 코로나19가 오기 전까지는 매년 만남의 날인 3월1일 날 고향이나 아니면 고향 인근에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하여 몇 년 동안 동창들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이제 정부 시책도 완화되고 우리들의 삶도 어디까지가 될지 장담할 수 없는 날들이기 때문에 지난 2022년 5월 21일 날 고향에 있는 ‘덕수 식당’에서 15명의 동창들이 반가움의 만남을 가졌다. 코로나가 오기 전에 만났을 때는 20명이상이 참석을 하였는데 이제는 세월에 억눌려 살다보니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나이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제 우리들의 만남을 세월에게 허락 받을 날이 얼마나 될까?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기념하기 위하여 여관구 동창이 취미로 그린 '까지 돌그림'을 참석자 마다 나누어 주었다.
어릴 적 우리들이 살던 곳은 경북 상주군 모서면의 산골중의 산골로서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 속에 버스도 다니지 아니하였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은 산간오지로서 밤에는 호롱불로 어둠을 밝히고 학교 갈 때도 검정고무신 신고 책보 어깨에 메고 15리길을 걸어서 다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집안 환경 때문에 학교를 늦은 나이에 다니 그나 못 다니는 아이들도 많았다. 우리 동창생들 중에도 나이가 최고 10살이나 차이나는 동창생도 있었다. 동창생들은 부모님을 도와 지게를 지고 나무도 하고 소먹이 풀도 베고 농촌의 여러 가지 일을 하였다. 모두가 자라면서 자기의 직장을 따라 대부분 고향을 떠나 고향을 그리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 고향을 그리며 살날이 얼마나 될까? 고향을 생각하며 아래 시를 마음에 담는다.
< 구르미 머무는 내 고향 / 여관구 >
병풍처럼 둘러싸인 높은 산 하늘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은 초가집 백여 마을
맑은 물 앞 냇가에 빨래를 하고
발가벗고 목욕하며 가제를 잡던 곳
바람도 돌아서 가고
구름은 걸려 넘지 못하는 곳
높은 산 바위위엔
다래 머루 아롱다롱 달려있고요
다람쥐 도토리 등짐지고 등산하는 곳
초가집 처마 끝엔
흥부네 가족들이 모여 살고요.
저녁이면 사랑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새끼를 꼽니다.
나의 어릴 적 추억을 꺼내어 보지만
산천은 그대로인데 흔적조차 볼 수 없는
내가 자란 집 내 마음속 고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