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여가생활의 최우선 순위로 디지털교육 선호
경북 청도군 화양읍의 청도군청 지하 상황실. 오후 1시부터 수업 시작인데 12시 40분에 벌써 네 명이 자리에 앉아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고 있다. 경북 디지털 배움터 청도군청 현장이다.
오프닝으로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는 집중력 및 순발력 테스트 동영상을 보면서 손뼉을 치고 깔깔 웃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초등학교 수업시간 같다. 이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재미있게 꾸며 친구나 가족에게 보내는 방법을 배우면서 신기해하는 모습이 천진난만해 보인다.
청도군청 디지털 배움터의 수강생들은 50대 후반에서 80대 초반으로 대부분 중장년의 고령층이다. 매일 30여 명의 어르신들이 컴퓨터와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우고 있는데 출석률은 매우 높다. 여가생활의 최우선 순위로 디지털 교육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전 국민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이 시작된 지는 3년째이다. 2년차 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김순희(화양읍, 74세) 씨는 “작년에 스마트폰 교육을 받고 가족 대화방을 만들어 아들, 손주들과 첫 대화를 시작했을 때의 기쁨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하루 일상 중에 디지털 배움터에 나오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전 국민 디지털역량강화 교육’은 남녀노소 국민 누구나 집 근처에서 편하게 디지털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경북지역에는 현재 경북대학교 데이터융복합연구원과 ㈜에스엘아이 평생교육원이 위탁받아 23개 시·군의 85개 배움터에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청도군청 디지털 배움터에는 컴퓨터,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키오스크(Kiosk)와 가상현실(VR)체험기까지 설치되어 최신 디지털 트렌드를 톡톡히 경험하고 있다. 키오스크로 주민등록등본 발급은 물론 마트에서 음식 주문, 병원 예약까지 척척 해내는 수준이다.
청도군청 배움터의 박순록 강사와 윤재곤 강사는 ‘배워서 남 주자’를 몸소 실천하며 어르신들에게 휴대폰, 컴퓨터뿐만 아니라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법까지 디지털 교육을 통해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배움터는 그야말로 교육상장(敎育相長)을 실천하는 현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재곤 강사는 “디지털 배움터는 단순히 기계 조작법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지적 호기심을 채우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역할을 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컴퓨터 학원이 없는 청도에서는 시니어 수강생들이 정부에서 실시하는 이 교육이야말로 IT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에서 아주 훌륭한 사업이라고 좋아하며 적극 참여하고 있다.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면 홈페이지(www.디지털배움터.kr)나 전화1800-0096 또는 가까운 지방자치단체의 디지털배움터를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