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공학박사
삼성,한국전력,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근무
2020년 3월 「문장」 봄 호로 등단
「수필과지성문학회(회장 권춘수)」 주관으로 지난 9월 6일 대구광역시 남산동 소재 북랜드에서 지도교수인 장호병 교수 외 동료 작가 20여 명이 모여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전용희 작가는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읍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에서 공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성, 한국전력,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근무하였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로 25년간 재직, 공과대학장을 역임하고 지난 2018년 8월 말에 정년 퇴임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창작의 길로 들어섰다.
수필에 입문한 뒤 1년 반인, 2020년 「문장」 봄 호로 등단하였다. 전 작가는 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평생을 연구원, 공대 교수로 근무한 나머지 자연과학, 논문 등으로 수리적 방법에 익숙하여 인문학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서기는 난관이 무척 많았겠지만 타고난 열정과 끈기로 이를 극복하고 남보다 먼저 작가로 변신하였다.
장호병 (사)한국수필가협회 명예 이사장은 발문에서 「지(知)와 정(情)으로 교직하는 명답으로의 길」이란 제목으로, “경험을 전제하더라도 실험 가능하고 수리적 방법으로 함수관계를 추출하는 자연과학의 렌즈로 세상을 읽어오다 갑자기 인문학적 렌즈로 세상을 해석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텐데 누구보다 먼저 작가로의 등단과 수필집 발간을 이룬 성과에 대하여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수필집 「한 줄기 빛으로」는 총 5부로 나뉘어 제1부는 ‘연근’, 제2부는 ‘내 귀에 캔디’, 제3부는 ‘눈 감으면 보이지 않아도.’, 제4부는 ‘미련 없이 떠나라.’, 제5부는 ‘대구에도 봄은 온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소마다 작품 사진이 첨가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수필집의 표제작인 ‘한 줄기 빛으로’는 그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기까지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섯 살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 혈육이라고는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연거푸 잃는 비운을 겪고 방황하였으나 이를 극복하고 국내 명문대학을 졸업, 미국 유학을 거쳐 국내 굴지의 기업, 연구원을 거쳐 대학교수로 거듭난 성공 드라마는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쾌거가 아닐까 싶다.
그는 ‘권두언’에서 수필은 원할 때 언제나 떠날 수 있는 삶의 시간여행이라고 적었다.
“가슴이 답답할 때 지나간 행복했던 시절을 돌이켜 글을 쓸 수 있고, 앞으로 일어날 미래의 청사진도 오롯이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수필은 시간여행으로 원하는 추억에 다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필은 그와 문학 사이에 놓인 다리였다.
공학에서 문학으로 이어주는 새로운 세계로의 가교역할을 한 셈이다. 단순한 사실이 아닌 문학적 진실, 삶의 향기가 진솔하게 묻어있는 수필, 보여주기식이 아닌 자신의 참다운 모습을 담고 있는 마음의 거울 같은 수필을 쓰고 싶다고 하였다.
그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대기업과 공기업의 연구원, 대학교수의 소위 지성인으로서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평생을 살아왔기에 자칫하면 오만과 아집으로 자신을 옭아맨 나머지 퇴임 후의 여생도 폐쇄적인 삶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용희 작가는 지난날의 화려했던 삶의 궤적들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삶을 찾아가고 있음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논문 연구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 드보르작의 ‘신세계고향곡’ 등 클래식 음악을 듣고 코로나 19 이후로는 색소폰 연주와 대중음악 ‘트로트’에도 취하며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하여 그랜드 슬램을 받은 감성적인 흔적은 그가 수필가로의 전환을 충분히 가능케 하는 대목임을 알 수 있다.
지성과 감성을 고루 갖춘 전용희 작가의 ‘한 줄기 빛으로’가 탄생하기까지는 사진작가인 사모님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수필집 군데군데 채워진 사진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디지털로 다져진 그가 아날로그적 순수하고 감성적인 수필로 대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