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노래하는 달빛 콘서트'
'詩를 노래하는 달빛 콘서트'
  • 권오훈 기자
  • 승인 2022.09.26 07: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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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서 열려
많은 시민들이 씰쌀한 기온에도 성황
음악과 시가 어우러져

 

한가위 보름달은 이즈러졌지만 억새풀 은빛 물결이 가을 바람에 출렁대는 월광수변공원으로 오세요.

9.24(토) 18:30부터 시민들의 가을 감성을 일깨워 줄 콘서트가 열렸다. 이름하여 '詩를 노래하는 달빛 콘서트'로 달서구가 주최하고 달서문화재단이 주관하여 마련한 행사다.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시 낭송과, 시를 소재로 한 음악을 감상하며 시민들이 낭만적인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월광수변공원 특설무대에서 달빛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권오훈기자
월광수변공원 특설무대에서 달빛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권오훈기자

 

이 콘서트를 위해 각종 행사가 열리는 월광수변공원 잔디광장, 주 행사장인 다이어몬드 반지 모형 앞에 특설무대가 꾸며졌다. 주최측이 엄선하여 초빙한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였는데 브라비아트 솔리스트 앙상블을 위시한 여러 성악가, 기악연주자의 공연이 시낭송가 또는 시인들의 시낭송 사이사이에  조화를 이루어 시민들은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전 영남대 교수인 이동순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전 영남대 교수인 이동순 시인이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권오훈기자

 

특히, 이동순 시인과 강문숙 시인은 자작시를 직접 낭송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때 맞춰 호수 가운데 설치된 음악 분수에서는 오색 조명을 받은 물줄기가 치솟아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때마침 솟아오르는 분수와 공연장의 조명불빛아 어우러졌다. 권오훈기자
때마침 솟아오르는 분수와 공연장의 조명불빛아 어우러졌다. 권오훈기자

 

철 난간에는 지난해 개최했던 시화전 작품들이 앵콜 게시되어 또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해가 떨어지자 뚝 떨어진 기온으로 제법 쌀쌀했지만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서 시와 음악을 즐겼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화려한 무대조명과 좋은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콘서트임에도 공원에 나온 많은 시민들 중에는 공연을 즐기기보다  걷기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작할 때는 자리를 가득 메웠던 관중들이 공연 중에도 자리를 뜨는 모습이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마칠 무렵에는 대부분의 좌석이 비어  주최측과 출연자들에게 민망할 지경이었다.

 

자리를 뜨는 시민에게 공연 내용이 식상해서인지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물었더니 '미안합니다'하며 급히 가버린다. 시민들의 문화의식 결여 탓인지 프로그램이 시민들의 기호를 외면한 탓인지 짚어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가을을 맞아 각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많은 예산을 들여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치르는데 행사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기획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