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寒露)는 추분(秋分)과 상강(霜降) 사이의 24절기 가운데 17번째 절기다. 올해는 10월 8일(토)이다.
아침저녁으로 대기 온도가 점점 내려가서 이슬을 맺고 서리로 변하기 직전이다. 산에 단풍이 들고 들에는 오곡백과가 익어가며, 여름 제비가 떠나고 겨울 철새인 기러기가 찾아오는 시기다.
농가에서는 국화전을 부치고 냇가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서 보양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끓여 먹는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간다’, ‘가을 곡식은 찬 이슬에 영근다’는 옛 속담이 있다.
영주 무섬마을(경북 영주시 문수면 수도리 일원)은 17세기 중반에 입향조인 박수(朴燧)와 김대(金臺)가 들어와 자리를 잡은 이래 반남 박(朴) 씨와 선성 김(金) 씨의 집성촌으로써 유서 깊은 전통마을이다.
무섬마을은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이름으로 삼면이 내성천으로 되어 있다. 소백산 아래 봉화군 물야면에서 발원한 맑고 잔잔한 내성천이 무섬마을을 휘감아 도는 모습이 절경이다.
마을 내에는 해우당고택과 만죽재고택 등의 다양한 구조와 양식을 갖춘 전통가옥들이 있어서 역사적 유물과 민속학적 자료로 귀중하다. 해우당 고택은 무섬마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저택으로 구한말 고위 관료 김낙풍이 건설했다. 사랑채 현판 ‘海愚堂’은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다.
현재는 수도교로 내성천을 건너지만 이전에는 통나무로 만든 길이가 150m나 되는 외나무다리로 바깥세상과 연결됐다. ‘꽃가마 타고 외나무다리 건너와서 상여타고 죽어 나간다’는 이야기처럼 외나무다리는 무섬마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무섬마을로 시집을 온 여인들의 실화가 지난 9월 TV에 방영되기도 했다(KBS 다큐 온 ‘무섬마을 꽃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