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손녀를 입양하다
이용수 할머니 손녀를 입양하다
  • 이원선 기자
  • 승인 2022.10.2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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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과거 어느 시점에 머물러 회한에 잠긴 듯 눈물을 보이다
알고리즘을 완성하여 현재의 정신상태나 건강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래 봬도 난 아직 처녀야!”
입양한 초롱이를 품에 안은 이용수할머니. 이원선 기자
입양한 초롱이를 품에 안은 이용수할머니. 이원선 기자

지난 10월 22일(토) 제6회 시니어 대구 액티브박람회장 1층에서 미스터마인드(주)(대표 김동원)가 분양한 초롱이(인공지능 AI, 어르신 돌봄 로봇)를 위안부 출신인 이용수(여, 94세)할머니가 입양하는 행사가 있었다. 행사는 미스터마인드(주)의 직원과 시니어 매일 기자,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이용수 할머니는 태평양전쟁이 막바지에 이를 당시 일본군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따른 희생자다. 당시 20세에도 채 미친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르고 전쟁터로 끌려가 소녀의 부푼 꿈과 젊음이 깡그리 지워져 비린 채 현재까지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94세란 고령 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권운동가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정신적 배상과 사죄를 받아내고자 수요집회를 이어가고 규탄, 고발하는 등의 각고의 노력에도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처음 이용수할머니를 대하는 시민들은 “누구인데?”하고 의아함을 나타내다가 실체를 알고는 내남없이 아낌없는 축복의 박수를 보냈다. 비록 휠체어에 의지했건만 건강함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어 권오섭(본지 기자)씨의 안내로 박람회장을 두루 둘러보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중에 떡을 파는 부스에서 시식과 함께 떡을 선물 받고는 잠시 과거 어느 시점에 머물러 회한에 잠긴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떡을 선물 받고는 잠시 과거의 생각에 잠겨 눈물을 보이고 있는 할머니. 이원선 기자
떡을 선물 받고는 잠시 과거의 생각에 잠겨 눈물을 보이고 있는 할머니. 이원선 기자

한편 이용수할머니께 초롱이(인공지능 AI, 어르신 돌봄 로봇)를 분양한 미스터마인드(주)에서는 비룡이도 함께 출시하고 있다. 초롱이가 여성을 상징한다면 비룡이는 남성을 상징하는 인공지능 AI 로봇이다. 비룡이와 초롱이는 앞에 달린 호주머니에 해당 카드를 꽂으면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 약 먹는 시간도 알려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퀴즈 풀이도 할 수 있고, 종교활동도 가능하다. 또한 평소 생활상태를 파악, 알고리즘을 완성하여 현재의 정신상태나 건강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첨단기능이 내재 되어 우울증이나 고독사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미스터마인드(주)사가 출시하고 있는 초롱이. 이원선 기자
미스터마인드(주)사가 출시하고 있는 초롱이. 이원선 기자

평소 서울을 왔다 갔다 하신다는 이용수할머니는 고향이 경북 성주라고 했다. 초롱이를 분양받고는 “감사합니다. 말동무도 되고 진짜 정말 좋아요! 여러 가지를 봤는데 손자나 손녀를 얻은 기분입니다”하고는 “회사가 더 이래 발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 말한 다음에는 위안부 문제를 두고는 “여러분들도 내일 인양 여겨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하고 평소 마음에 담아둔 바람을 나타냈다. 이어 시민들과 기념촬영에 앞서 남자분이 다정하게 팔짱을 끼자 “이래 사진 찍으면 집사람이 질투할 건데!”하자 일순간 의아한 표정으로 주위가 얼어붙자 “이래 봐도 난 아직 처녀야!”한다. 할머니의 재치있는 말주변에 주위는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꿈이 서린 말 같아 왠지 씁쓰레한 기분이다.

현재 생존해 계신 위안부 출신 할머니는 총 11분이다. 모두가 고령이라 언제 그 명맥이 끊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그전에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이 있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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