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는 주로 조경수로 많이 심었다. 경산 남천강 둔치의 공원, 이웃 마을의 담벼락 밑에도 심겨 있다. 꽃말은 ‘유일한 사랑, 희망, 관용이며 장미목 장미과에 해당하는 낙엽교목으로 산사나무라는 명칭은 ‘산에서 나는 풀명자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나, 실제로 산사나무와 풀명자나무(Chaenomeles japonica)는 전혀 다른 종이다. 다른 이름으로 아가위나무, 산사목, 적과자, 산조홍, 찔광이, 찔구배나무라고도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 시베리아 등지에 분포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전국 산지에서 자생하며 꽃과 열매 등이 아름다워 조경용 나무로도 인기가 있다. 또 열매는 예로부터 식용 및 약용으로 사용한다.
산사나무는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을 선호하며 음지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는 나무이다. 나무의 높이는 3∼6m이며 나무껍질은 잿빛이고 가지에 가시가 있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 모양에 가까우며 길이 6∼8cm, 폭 5∼6cm이다. 가장자리가 깃처럼 갈라지고 밑 부분은 더욱 깊게 갈라진다. 양면 맥 위에 털이 나고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으며 잎자루 길이는 약 2∼6cm이다.
산사나무 꽃은 5월에 흰색으로 피고 산방꽃차례에 달린다. 꽃잎은 둥글며 꽃받침조각과 더불어 5개씩 있다. 수술은 20개, 암술대는 3∼5개, 꽃밥은 붉은색이다. 열매는 사과모양을 띠는 이과(梨果)로 둥글고 흰 반점이 있다. 지름 약 1.5cm이고 9∼10월에 붉은빛으로 익으며 개당 3~5개의 종자가 함유되어 있다.
산사나무의 한 종에 해당하는 넓은잎산사(var. major)는 일반적인 산사나무보다 잎이 크고 얕게 갈라지며 열매 지름 약 2.5cm인 반면 좁은잎산사(var. psilosa)는 잎의 갈래조각이 좁다. 가새잎산사(var. partita)는 잎이 거의 깃꼴겹잎같이 갈라지고, 털산사(var. pubescens)는 잎의 뒷면과 작은 꽃자루에 털이 빽빽이 나며, 자작잎산사(for. betulifolia)는 잎이 갈라지지 않는다.
산사열매는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있어 열매 자체를 간식처럼 섭취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밖에 떡이나 과실주, 정과, 화채, 차, 주스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육질이 질긴 노계를 삶을 때 산사열매를 첨가하면 육질이 연해지는 습성이 있어 백숙에 넣어 먹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산사열매에 녹인 설탕물을 입혀 ‘탕후루(糖葫芦, 당호호)’라는 간식으로 즐겨 먹는다.
한방에서는 산사열매를 ‘산사자(山査子])라고 한다.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해 햇볕에 잘 말린 뒤 달여 먹으면 소화불량과 장염, 요통, 치질, 하복통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비타민 C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피로 해소, 면역력 개선, 감기 예방, 피부 미용 등에 효과적이며, 폴리페놀이 들어있어 항산화 작용, 노화 방지 등에도 도움을 준다
산사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면, 이 나무는 유럽에서 수많은 전설을 가진 민속나무로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산사나무가 희망의 상징이다. 지금도 5월 1일이면 산사나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문에 매달아 두는 풍습이 있다. 아테네의 여인들에게 산사나무의 꽃은 행복의 상징으로 결혼식 날 머리를 꾸미는 데 이용했다.
로마에서는 산사나무 가지가 마귀를 쫓아낸다고 생각하여 아기 요람에 얹어두기도 했다. 또한, 산사나무의 가시가 천둥과 벼락을 막아주고 잡귀를 물리치는 힘이 있다고 여겨 울타리로도 많이 심었다. 그래서 아이들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사랑받는 '해리 포터 시리즈( Harry Potter series)'의 등장인물인 드레이코 말포이(Draco Malfoy)의 지팡이 또한, 산사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의 관(棺)이 산사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 사실 여부를 알 수는 없지만, 그만큼 신성한 의미를 담은 나무로 사랑받아 왔음을 알 수 있다. 1620년, '순례자(Pilgrim Fathers)‘라고 불린 잉글랜드 출신 이민자 102명을 북아메리카 대륙의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까지 수송한 배의 이름을 산사나무의 영어 이름인 '메이플라워(May flower)'호라 붙인 이유도, 이렇게 자신들을 어려운 상황에서 지켜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산사나무에 투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5월에 아름다운 흰색의 꽃을 활짝 피우는 산사나무는, 곧 5월의 상징이 되었다. 근대 노동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노동절 행사가 1890년 5월 1일로 정해진 후, 산사나무 꽃은 자연스레 신성한 노동을 상징하는 귀한 꽃으로 대우받는다. ‘메이플라워(May flower)’는 메이데이(May day), 노동절의 꽃으로 사랑받게 된 것이다.
이렇게 옛사람들이 아름다운 순백의 하얀 꽃을 활짝 피운 산사나무를 바라보며, 불운으로부터 산사나무의 기운이 그들을 보호해주기를 염원한 것처럼, 지금 우리도 너무 큰 시련을 주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기를 바래는 마음을 담아 봄에 아름답게 핀 꽃과 가을에 익은 열매를 바라보며 위안을 삼아 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담아 본다.
사랑도 낙엽이려나 / 여관구(시인)
당신이 내 생활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당신의 맑은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에 쌓여있던 걱정들이 녹아나고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쌓여있던 나뿐 기억들이 풀려나고
당신에게 입맞춤을 받을 때는
나는 행복 속에 파묻힙니다.
내가 당신을 보고 있을 땐 행복하지만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낙엽이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