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누려온 대장부의 특권 하나를 포기하고 전향하려다 다시 포기했습니다. 전혀 자발이 아닌 끈질긴 힐난과 요구, 뭐 그런 것 때문이지요. 티격태격도 많았고 코피 일보 직전까지 간 일도 있고요.
무슨 전향?... 무슨 사상이나 이념 같은 건 아니고 단순한 '쉬~' 자세 이야깁니다. “제발 앉아서 쏴라” “아니다. 계속 서서 쏠란다”는 다툼이지요, 아내의 지극히 부당한 주장에 맞서려고 검색했습니다.
서서 쉬~ 해야 하는지? 앉아서 하는지?
올바른 좌변기 소변 누기는 Stading(선 자세)이냐? Sitting(앉은 자세)이냐?
상반되는 두 가지 이론이 있습디다.
* 남자로 태어나 대대로 이어온 ‘서서 쏘는’ 자세로는 안 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오줌 방울이 좌변기 주변 반경 40cm, 높이 30cm까지 튀어 올라 거울 칫솔 치약 수건을 세균 등으로 오염시킨다. 또 지린내를 동반하니 온 집안 보건위생이 제로가 된다. 그래서 선진국은 이미 ‘너도나도 앉아서 쏜다’가 대세다.
* 얌전하고 조신하게 ‘앉아서 쏴~’하는 자세는 요도가 짧은 여성에게 당연할 뿐이다. 남성의 요도는 20cm 정도의 긴 관으로 요도 입구에서 방광까지는 더블 S자 구조여서 S자가 펴질 수 있도록 곧추세운 자세로 음경을 가볍게 당겨야 소변 배출이 가장 용이하게 된다. 요도염, 방광염 등 전립선 질병을 훨씬 줄인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현실은 서서 누는 남자 51%, 앉은 자세 49% 이긴 하나, 다수 비뇨기과 전문의는 4~5년 뒤면 '앉아서 쉬~' 하는 자세가 추월한다고 예상했다.
그러든 말든 아내와 화해했지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니니, 앞으로는 서서 하되
정확히 조준해서 소변을 볼 것이며
매일 화장실 당번으로서
적극적으로 청소에 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