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칼럼] 상속신탁 제도 활용을 통한 유산상속
[법률 칼럼] 상속신탁 제도 활용을 통한 유산상속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3.3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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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금전, 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하기도 한다. 사람이 사망하면서 발생하는 것이 상속이다. 상속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구어 놓은 재산을 상속인들이 나누어 가지는 것을 말한다. 상속과 관련하여 기존 민법에는 유증, 사인증여, 법정상속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형식의 엄격성 등으로 망인(피상속인)의 뜻이 융통성 있게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단점을 극복하고자 신탁법은 2011년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 등 상속신탁제도를 명문으로 도입하였고, 위 제도가 재산을 물려주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탁의 의의

신탁법상 신탁이란 위탁자(자신의 재산 관리 등을 타인에게 맡기는 자)와 수탁자(타인으로부터 재산 관리 등을 받는 자) 간의 신임관계에 기하여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특정 재산을 이전하거나 처분을 하고, 수탁자로 하여금 수익자(위탁자 본인이나 위탁자가 지정하는 자)의 이익 등을 위하여 해당 재산의 관리, 처분, 운용, 개발, 그 밖에 신탁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신탁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자신의 부동산 소유권, 관리권 등을 이전하고, 수탁자는 해당 부동산을 임대, 관리 등을 하여 임대료 등의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수익을 수익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있다.

유언대용신탁 및 수익자연속신탁

신탁법 제59조에는 유언대용신탁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위탁자는 ‘수익자가 될 자로 지정된 자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하는 신탁’(위탁자가 살아 있는 동안 수익자와 사망한 이후 수익자가 각각 따로 있는 경우)을 하거나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받는 신탁’(위탁자가 사망한 이후 수익자만 있는 경우)을 할 수 있다.

신탁법 제60조에는 수익자연속신탁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신탁행위로 수익자가 사망한 경우 그 수익자가 갖는 수익권이 소멸하고 타인이 새로 수익권을 취득하도록 하는 뜻을 정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익자의 사망에 의하여 차례로 타인이 수익권을 취득하는 경우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인의 수익자가 순차적으로 연속하여 수익권을 취득하는 형태의 신탁도 가능하다.

위 두 가지 방법이 함께 이루어질 수도 있다. 즉 유언대용신탁과 수익자연속신탁이 합해지면 “위탁자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자신을 수익자로 하되, 위탁자가 사망하면 배우자를 수익자로, 부인이 사망하면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하는 형태의 신탁도 가능하다. 이로 인해 위탁자는 자신의 재산을 자신의 배우자를 거쳐 특정 자녀나 손녀에게 상속해 줄 수 있고, 위탁자 자신의 의지대로 상속설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신탁자(피상속인,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는 신탁법상 규정된 유형의 신탁을 설정하고 수익자를 지정해서 수익자가 신탁재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갖도록 할 수 있기 때문에 유언이 없이도 신탁계약만으로 재산상속이 가능하다.

상속신탁의 장·단점과 세금 문제

상속신탁을 이용하면 위탁자의 의사에 따라 다양한 재산 승계 방법을 정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서 배우자나 자식에게 안정적으로 재산을 물려주면서 부모가 원하는 방법으로 자산을 관리할 수 있어 상속분쟁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신탁재산은 위탁자와 수탁자의 일반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어 재산의 보존에 유리하다. 수탁자를 어떻게 신뢰할 것인지와 같은 문제와 신탁과정에서 비용(신탁 수수료)이 발생한다는 점은 상속신탁의 불리한 점이다.

한편 상속신탁으로 재산을 이전해 줄 때도 세금은 발생한다. 상속을 해 주는 사람(피상속인)이 신탁한 재산은 상속재산으로 보기에 상속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상속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신탁의 이익을 받을 경우에 그 이익액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증여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상속재산에서 공제한다. 다만 증여 방식에 따라 증여세 산정방식은 조금씩 달라지므로 신탁설계시 검토가 필요하다.

마치며

​증여와 상속에도 트렌드가 있다. 최근 들어 ‘상속을 설계하라’는 TV광고 문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와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마이클 잭슨의 사례를 보면, 생전에는 자신이 수익을 모두 갖고, 사후에는 자선단체와 어머니에게 나누어 수익을 배분하였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사망하면 자신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배분하도록 하여 상속 분쟁의 불씨를 줄이고 미성년자인 자녀들을 보호하였다. 이렇듯 상속을 받는 후손들의 분쟁을 미연에 예방하고, 자신의 뜻에 따라 상속재산을 관리하며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상속신탁 제도가 상속의 또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자빈 법무법인 함지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