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겹벚꽃 군락지,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부끄러워라
내가 쓰는 글들은
아직 썩어 가는 세상의
방부제가 되지 못하고
내가 흘린 눈물은
아직 고통받는 이들의
진통제가 되지 못하네
돌아보면 오십 평생
파지만 가득하고
아뿔사
또 한 해
어느 새 유채꽃 한 바가지 짊어지고
저기 언덕 너머로 사라지는 봄날이여
(봄날은 간다, 이외수)
23일 경주 불국사 겹벚꽃 군락지에 꽃잎이 하르르 바람에 날린다. 때 늦은 벚꽃 나들이에 나온 방문객들이 꽃잎이 쌓인 잔디밭에 앉아 가는 봄을 아쉬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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