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는 40~100개의 알을 낳고 그 알이 부화하면 새끼들은 제 어미의 살을 파먹고 성장하는데 어미우렁이는 한 점의 살도 남김없이 새끼들에게 다 주고 빈껍데기만 흐르는 물길 따라 둥둥 떠내려가고 그 모습을 보는 새끼 우렁이들은 “우리엄마 두둥실 시집가네.”.... 가물치는 수천 개의 알을 낳은 후 바로 눈이 멀게 되고 그 후 어미 가물치는 먹이를 찾을 수 없어 배고픔을 참아야하는데 이때 쯤 알에서 부화되어 나온 수천마리의 세끼들이 어미 가물치가 굶어죽지 않도록 한 마리씩 자진하여 어미 입속으로 들어가 어미의 생명을 연장시켜주고 새끼들의 희생에 의존하다가 어미가 다시 눈을 뜰 때쯤이면 10%도 생존하지 못한다고 한다.
나날이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에 관련된 날이 많아서 ‘가정의 달’이라고 하는 5월을 맞아 우렁이 같은 자식에 대한 희생, 가물치와 같은 부모에 대한 효도를 떠올려 본다. 전통사회에서의 가정은 가족이 기초가 되며 가족은 결혼에 의해 출발하고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한집안에 3~4대가 함께 사는 가정에서 자랐지만 이제는 부모 자식이 따로 사는 핵가족화의 사회 변화와 함께 가족은 있으면서 가정이 사라지고 있다. 가족주의가 약화되고 개인주의가 확산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혼족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고 애완동식물이 가족을 대신하는 모습으로 가족 의식도 변하고 있다.
남편과 아내사이의 부부관계가 중심이 되는 핵가족관계를 축으로 부부간의 애정과 정서가 중요시되고 윗세대인 부모의 존재보다 자식이 소중한 구조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노년 세대는 부모에게 효도한 마지막 세대요, 자식에게 버림받는 첫 세대가 되었다. 노인인구 900만에 가깝지만 300만정도가 빈 둥지 가족이고 200만이 독거노인 가정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요양병원이나 양로원 신세를 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오래 살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삶을 마감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져서 대부분은 병상에서 혹은 양로원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심지어 홀몸으로 쓸쓸히 생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눠줄 가족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노후의 행복이겠지만 이제는 가족이나 가정에 관한 생각을 바꿔야할 때다.
인생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이 주인공이다. 내가 있고 세상이 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부모로서 자식에 대한 애정도 느끼고 또한 자식에 대한 서운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부모의 자리는 헌신적 사랑으로 모든 것을 수용해야 한다. 자녀들이 소홀히 한다고 노여워 하지말자. 자식들도 각기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자식이 책임지던 부모봉양도 국가가 책임지는 시대로 바뀌었다. 오늘날 가정교육은 좋은 학교 좋은 직장목표가 되어 어떤 사람으로 키울 것 인가는 안중에도 없다. 공부만 잘하면 예의범절이 부족해도 다 용서가 된다. 가족 간 의사소통 대화 단절로 끈끈한 가족애와 가정규범이 무너지고 기러기아빠, 잦은 이혼 등 오늘날 가정은 부모와 자녀의 세대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정교육도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대가족의 모습은 사라지고 핵가족으로 구성원간의 의사소통과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이제는 우렁이와 같은 모성애와 가물치와 같은 효성도 옛이야기다. 그래서 새로운 시각으로 부모의 역할과 자녀교육관을 재조명해 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