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22일 월요일 10시에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학산에서 작지만 아주 알차고 장래가 기대되는 학산문학(회장 박남규) 시화전이 열렸다. 올해로 두 번째로 열리는 詩畵展과 詩朗誦會다. 처음 시작은 간소하게 회원들의 친목과 학산 부근 주민들의 정서에 도움이 될까하여 명시 열 편 정도와 회원들의 자작 詩 세 편씩 등산로에 걸기로 하였다.
그런데 주위의 성원과 도움으로 행사가 생각보다 커지게 되었다. 오시는 분들께는 간단한 요기꺼리와 시화전 시를 담은 책과 생수 한 병씩 나눠 드렸다. 작년에는 시집 한 권과 회장이 직접그린 부채와 볼펜, 생수 한 병씩, 간단한 한끼가 될 수 있는 찰밥까지 선물하였는데 올해는 간소하게 줄였다.
행사 진행도 다채로웠다. 박남규 학산문학회 회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에는 이태훈 달서구청장의 축사와 지역 국회의원인 김용판 국회의원 사무실의 홍경호 사무국장이 대독한 격려사가 있었다. 장긍표 달서구 초대구청장도 와서 달서구에 이런 좋은 문학단체가 있어 반갑다며 축사를 했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정숙 시인도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오프닝 뮤직으로 문태영 녹색환경연합회 회장의 멋진 전자색소폰 연주와 이갑식, 김연희, 이애임의 대금연주, 김구곤의 트럼펫 연주, 낭송가들의 낭송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였다. 특히 서도숙 낭송가 문하생들이 꾸민 손짓으로 소통하는 수어노래 ‘사랑으로’와 ‘행복해요’ 란 수어 노래는 아주 재미있고 독특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도가 무척 높았다,
여는 詩로 한수자 낭송가의 '식민지의 국어 시간'(문병란 詩)이 낭송되었는데 달서구민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우리 한글의 자긍심을 한껏 높여 주는 멋진 낭송이었다. 또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시낭송 시간이 있었다. 일반 시민들의 시 낭송 실력도 전문가 못지않았다. 물론 관심도 있고 평소에 애송시 몇 수쯤은 있기에 자신 있게 도전했으리라. 하여 학산문학만의 잔치가 아니라 주민들도 참여하는 달서구민 잔치가 되었다.
학산문학회는 2021년 8월16일에 여덟 명으로 창립하였는데 지금은 회원이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회원 중에는 시인이 여러 명 있고 낭송가도 여러 명, 성악가, 수필가, 사진작가, 음향과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출을 하는 능력 있는 사람도 있어 인적 자원이 풍부한 단체다. 모두 낭송과 詩 창작을 열심히 배우고 있어서 멀지 않아 전 회원이 시인으로 등단하거나 낭송가가 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모두 자체 교육으로 이루어진다니 정말 내실이 튼튼한 문학회란 생각이 든다.
회장(박남규 시인)은 본동 주민센터에서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쓰고 그리기 반을 개설해 시창작과 그림그리기를 지도해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회원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해서 멀지 않아 전국적으로 이름을 드높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공연에서 ‘시인처럼 살아가자’ 란 시극으로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2022년 대구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센터로부터 지원금도 일백만원을 받았는데 2023년에도 삼백만원을 지원받아 이번 시화전과 낭송회 행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 봄, 가을 문학기행도 알차게 하고 있다. 작년 가을에는 지리산 문학관으로 갔다. 도착하니 ‘환영합니다 학산문학회’ 플랜카드가 바람에 펄럭이며 회원들을 맞아주었고 상주작가와 관계자들이 다과를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문학관 상주 작가들과 시낭송회도 하면서 돈독한 유대 관계를 가져 올 가을에도 갈 예정이라고 한다. 올 봄에는 평사리 박경리 토지문학관을 찾았다. 마침 월요일이라 문학관이 휴관임에도 불구하고 능력 있는 김광호 문학기행 위원장 덕분에 문학관 강당을 열어 멋진 시낭송회도 가질 수 있었다. 올 가을에는 동인지 발행을 위해 회원 모두가 글도 쓰고 배우고 가르치면서 합심하여 노력한다니 자못 기대된다.
우리 주위에 이런 단체가 많이 생겨나 이웃과 서로 소통하고 詩읽기와 쓰기가 저변확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詩를 가까이 하기에 너무 먼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시를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는 詩가 살아 있다고 한다. 다만 표현 방법이 서투르고 정리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계기로 詩와 친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작년에는 주민들께 시집 한 권씩 선물로 드렸다고 한다. 하여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이 생각나게 하는 작지만 아름다운 모임을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능력 많고 리더십 강한 박남규 회장과 회장을 도와 꼼꼼하고 똑 부러지게 일 잘하는 김영숙 총무와 각자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해내는 회원들이 있기에 학산문학회는 끊임없이 발전하여 대구를 넘어 전국적으로 영향력 있는 문학 단체가 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전시기간은 넉넉하다. 5월22일부터 7월22일까지라고 한다. 녹음방초승화시라 하지 않던가. 이 기간 동안 잠시 짬을 내어 학산의 짙푸른 녹음 속에서 초록향을 흠씬 들이키며 옛날의 문학소년, 소녀 시절로 되돌아가서 시를 읊조리며 맑은 공기 마시며 여유롭게 거닐어 봐도 좋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