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목화꽃이 활짝피어
꽃은 단 한번 핀다는데 꽃시절이 험해서 채 피지 못한 꽃들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
꽃잎 떨군 자리에 아프게 익어 다시 피는 목화는 한 생애 두 번 꽃이 핀다네
봄날 피는 꽃만이 꽃이랴 눈부신 꽃만이 꽃이랴
꽃시절 다 바치고 다시 한번 앙상히 말라가는 온몸으로 남은 생을 다 바쳐 피워가는 꽃
패배를 패배시킨 투혼의 꽃 슬프도록 아름다운 흰 목화여
이 목숨의 꽃 바쳐 세상이 따뜻하다면 그대 마음도 하얀 솜꽃처럼 깨끗하고 포근하다면 나 기꺼이 밭둑에 쓰러지겠네
앙상한 뼈대로 메말라가며 숨결한 솜꽃 피워 바치겠네
춥고 가난한 날의 그대 따스하라
(목화는 두번 꽃이 핀다, 박노해)
29일 남평문씨본리세거지에 목화꽃이 활짝 피었다. 1995년 대구광역시 민속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이곳은 고려말 원나라로 부터 목화씨를 가져온 충신공 문익점의 18대손인 인산재 문경호가 1840년 터를 잡은 '남평문씨집성촌'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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