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도남서원(道南書院)을 가다
상주 도남서원(道南書院)을 가다
  • 박미정 기자
  • 승인 2023.08.16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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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도남서원과 낙강범월시유래비
도남서원 전경.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 전경. 박미정 기자

 

15일 상주 도남서원(道南書院)을 찾았다. 도남서원 맞은 편 '낙강범월시유래비(洛江泛月詩由來碑)'가 눈길을 잡는다. 

도남서원 경내 모습.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 정각이 멋스럽다. 박미정 기자

 

'낙강범월시'는 강에 달 띄우고 뱃놀이를 하면서 대를 이은 시회와 시집을 아우르는 말이다.

경내 건물이 우람하다. 박미정 기자
경내 건물이 우람하다. 박미정 기자

 

백운 이규보가 낙동강 시를 남긴 뒤로 시회를 통해 171년 동안 같은 공간(낙강)에서 제재(뱃놀이 시회)로 대를 이으며 창작해 온 작품들을 한 책자에 기록한 상주 시인들의 공동시집이다. 지금도 그 전통은 도남서원에서 매년 개최되는 낙강시제로 이어지고 있다. 

낙동범월시유래비. 박미정 기자
낙강범월시유래비.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은 조선 후기 1606년(선조 39) 상주시 도남동에 창건되었다. 1676년(숙종 2)에 임금으로부터 편액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다. 경내에는 도정사, 손학재, 민구재, 정허루, 장판각, 전사청 영귀문, 고직사 등이 들어서 있으며, 영남의 으뜸서원이라 불릴 만한 곳이다. 

낙동강변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박미정 기자
낙동강변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박미정 기자

 

또한 지방유림의 공의로 정몽주, 김굉필, 정여창, 이언적,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해 위패를 모신 도남서원은 그 후로 노수신, 류성룡, 정경세, 이준을 추가 배향해 현재 9분을 모시고 있다. 해마다 음력 2월, 8월 하정일에 제사를 지낸다. 

도남서원 경내 모습.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 경내 모습. 박미정 기자

 

'도남(道南)'이란 북송의 정자가 제자 양시를 고향으로 보낼 때 '우리의 도가 장차 남방에서 행해지리라'한 데서 비롯되었으며, 조선의 유학전통은 바로 영남에 있다는 자부심에서 이 서원은 탄생하였다. 1605년(선조 38) 4월, 전 주부 등 8인이 묘우를 세워 유현을 모시기로 발의하고 통문을 내었다. 

도남서원 빛 바랜 정각이 멋스럽다.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 빛 바랜 정각이 멋스럽다. 박미정 기자

 

도남서원은 동학운동과도 사연이 깊은 곳이다. 동학이 일어나고, 민심이 동학으로 쏠리자 그에 극도로 반대한 세력이 바로 유생들이었고, 그들은 조직적인 배척운동을 벌였는데, 그 시발이 바로 상주지역이었다. 상주시에는 도남서원 외 13곳의 서원이 있고,  미복원된 서원 6곳이 더 있다.